산업 일반
“미·중 전쟁에 ‘양다리 전략’ 취하는 EU기업들”...韓기업 취할 방향성은?
- [두 총수의 엇갈린 선택] ③
과학기술과 공급망 분야로 확대되는 미·중 전쟁
원천적 기술을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력 얻을 수 있어

[백범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미중 관세전쟁이 절정을 치닫는 와중 우리는 무엇보다 중국의 기술발전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 18세기 영국에서 발명된 증기기관, 19세기 독일에서 발명된 내연기관은 글로벌 시장에 ‘속도(speed)’와 ‘팽창(expansion)’을 가져다주었다. 현대 중국의 4대 발명품은 고속철(까오티에), 공유자전거와 인터넷쇼핑, 모바일결제(알리페이)라 한다. 베이징 주재 체코 외교관은 “프라하에서 파리까지는 하루 종일 걸리는데, 비슷한 거리인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는 ‘까오티에’로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까오티에는 ‘속도’, 인터넷쇼핑과 알리페이는 ‘팽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2의 원자탄’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터(QC)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빛의 속도로 창안하고, (피지컬형 AI) 휴머노이드가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휴머노이드를 근로자로 투입하면 제조업을 발전시킬 수 있고, 병사로 사용하면 군사력을 증강할 수 있다. AI와 QC를 활용하면 광속도로 자연과 사회 현상을 분석․해석할 수 있으며, 신약 개발과 암호 해독도 할 수 있다. 자동차·반도체·스마트폰, 핵무기처럼 소버린(sovereign․독립) AI와 QC, 휴머노이드 생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국력과 미래가 좌우된다. AI와 QC,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국가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미·중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이스라엘 등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소버린 AI와 QC 모델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중 전략적 경쟁이 과학기술과 공급망 분야로 확대되었다. 미·중은 AI와 QC, 휴머노이드, 반도체 기술과 공급망,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언어모델(LLM) ‘딥시크 V3’와 추론모델 ‘딥시크 R1’은 미국을 제2의 ‘스푸트니크 쇼크’에 빠뜨렸다. 중국은 미국보다 6배나 많은 3800건의 AI 특허를 갖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4일 슈퍼컴퓨터보다 1000조 배 이상 더 빠른 QC ‘쭈충즈(祖沖之) 3호’ 개발에 성공했다. 3월 15일에는 초소형 양자통신위성 ‘지난(齊南)-1’을 활용해 베이징과 1만2900㎞ 떨어진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간 양자 암호화된 이미지 전송에 성공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은 미국에 필적한다. 딥시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창의와 혁신을 통해 반도체 부문 열세도 극복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미(美)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동맹도, 자유무역협정(FTA)도 무시하고 시장파괴적인 관세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미국, 중국, EU로 삼분(三分)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의 EU 기업들은 미·중 간 ‘양다리 전략’을 취하고 있다. EU 기업들은 미․중 전략적 경쟁과 디커플링 심화로 공급망과 기술표준에 분절이 일어난 것을 기회로 최대한 이익을 얻으려 한다. 우리 대기업들도 EU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전략을 참고해야 한다.
韓 기업에 놓인 선택지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POSCO, 한화, 네이버 등 우리 대기업들의 사업 비중도 기업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제1, 2위를 다툰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대중(對中) 매출(65조원)은 대미 매출(61조원)보다 많았다. 현대차는 그 반대다. 우리 대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미․중 가운데 어느 한 나라만 선택할 수 없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말 방중하여 BYD, 샤오미 등과 차량용 전기․전자장비 분야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24일 트럼프 미(美)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행사에서 2028년까지 미국에 약 31조원(210억 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율관세를 피하고, 미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가이의 호랑이’라고 불린 일본 전국시대(1467~1573)의 무장 다케다 신겐(池田信玄)은 부대의 선두에 손자병법 7편 ‘군쟁편(軍爭篇)’에서 유래한 풍림화산(風林火山) 깃발을 내세웠다. ‘풍림화산’은 ‘군사를 움직일 때는 바람(風)처럼 빠르게, 주둔할 때는 숲(林)처럼 고요하게, 적군을 공격할 때는 불(火)이 타오르듯 맹렬하게, 방어할 때는 산(山)처럼 무거워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2기 정부 등장 이후 과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대기업들이 살아남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풍림화산’의 기세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이 미·중 전략적 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정부, 대학과 협력하여 AI, QC, 휴머노이드 등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은 이제 다른 나라 기업들을 추종하는데서 벗어나 AI와 QC 같은 첨단과학기술에 기초하여 스스로의 철학과 아이디어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빛의 속도’로 발명․기획․생산해내야 한다. 중국 모델도 참고해 ▲AI, QC, 휴머노이드 분야 대규모 장기 투자와 함께 ▲과학기술 혁신시스템 ▲과학기술분야 인재·스타트업 육성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 정부, 대학 모두에게 이순신 장군이 ‘오자병법(吳子兵法)’에서 인용한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의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이 절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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