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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70여 개 금융사에 대안신용평가스코어 ‘무료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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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NICE평가정보와 손잡고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산출된 스코어(점수)를 외부에 개방한다. 기술 혁신을 통해 사회 전체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선다.카카오뱅크는 NICE평가정보와 '대안신용평가스코어 외부 기관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모형 개발을 담당하며, NICE평가정보는 해당 모형이 탑재된 시스템을 통해 스코어를 산출하고 이를 외부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카카오뱅크는 2022년말 업계 최초로 기존 금융정보 중심의 신용평가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 신파일러(Thin Filer), 개인사업자 등 금융 취약계층에게도 대출 기회를 넓히기 위해 비금융 데이터만을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실제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 결과, 기존 모형으로는 대출이 거절된 중·저신용,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1조원에 달하는 대출이 공급됐다. 카카오뱅크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한 기술 혁신을 인정받아 '가명정보활용 경진대회'에서 4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카카오뱅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자체 개발한 비금융 데이터로 구성된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카플스코어)'를 NICE평가정보의 신용정보 시스템에 탑재한다.'카플스코어'는 카카오뱅크가 현재 대출 심사에 적용하고 있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외부 금융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 별도 개발한 모형이다. 소액결제, 택시 이용, 쇼핑 등 고객의 다양한 실제 소비, 생활 기반 비금융 대안정보를 융합해 개발했다.카카오뱅크와 NICE평가정보는 우선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비교하기'에 입점한 70여 개의 금융사에 카플스코어를 4분기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대상 기관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금융사가 카플스코어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도입하면 금융 정보 위주의 기존 신용평가모형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고객에 대한 평가 정확도를 높이고 포용금융 또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양사는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구축해, 대안신용평가 저변을 확대하고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 중·저신용자 등 금융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 협력할 방침이다.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카카오뱅크가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외부 기관에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금융소비자가 보다 좋은 조건의 금융 혜택을 누리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대안신용평가의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포용금융을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김종윤 NICE평가정보 대표이사는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대안정보 기반 신용평가 영역을 확장하고, 외부 금융기관에도 해당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NICE는 데이터 융합 역량과 기술 기반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장 내 신용평가 혁신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6.30 14:39

2분 소요
토스뱅크,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 양성 ‘부트캠프’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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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는 멀티캠퍼스와 협력해 2025년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 부트캠프 1기를 개설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부트캠프는 고용노동부 K-디지털 트레이닝(KDT) 사업의 일환으로, 정보보호 분야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금융 보안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획했다. 토스뱅크가 ISMS-P, ISO27001/27701 등 인증을 획득하며 정보보호 관리체계 우수 기업으로 거듭난 강점을 이번 교육을 통해 나누고자 했다.앞서 토스뱅크는 KDT 사업에 선도기업으로 참여하며 풀스택·ML Ops 과정을 통해 2024년과 2025년, 각각 60명과 68명의 인재를 육성했다. 그리고 이번 멀티캠퍼스와의 부트캠프를 통해 보안 직군에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확장했다.최근 해킹 관련 범죄가 늘고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보안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토스뱅크는 금융산업의 정보보안이라는 실효성 높은 교육을 진행하고 인재를 육성할 방침이다. 금융 보안 기초부터 모의해킹, 침해 사고 분석과 대응을 비롯해 버그바운티 등 실전 공격과 방어 기술을 수강생들에게 교육한다. 또 금융 산업과 은행업 이해를 높이기 위한 특강도 제공한다. 참가자들에게는 토스뱅크 현업 사이버보안기술팀(Cybersecurity Tech Team) 엔지니어들의 멘토링이 제공되는데,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산업과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과정을 포함했다. 토스뱅크 오피스 투어는 물론, 현업자와의 네트워킹, 진로 상담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최우수 수료생(상위 10%)에게는 토스뱅크 보안 직군 지원시 서류 전형 통과 혜택을 제공한다. 지원 자격엔 제한이 없다. 사이버 보안과 금융보안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 가능하다. 정보보안을 교육부터 실무까지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예비 보안 전문가부터 금융보안 기술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키우고 싶은 개발자 등 모두가 대상이다. 보안 분야 학과 전공자이거나 정보보안 산업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면 우대된다.지원서는 6월 30일부터 8월 17일까지, 멀티캠퍼스 IT부트캠프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홈페이지 내 교육과정 안내, ‘기업연계’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정하 토스뱅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토스뱅크는 사이버 보안 인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인재 양성을 통해 디지털 시대 보안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보안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5.06.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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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 필수적” 통화정책, 물가안정의 ‘만능열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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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다. 다만 치솟는 생활물가, 부동산 가격 양극화, 경기침체 국면 등이 겹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고차방정식에 직면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물가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물가상승률 2% 안정권에도…무서운 ‘생활물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 ▲5월 1.9% 등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0% 인근에서 움직여,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1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가공식품과 일부 서비스가격이 인상된 점은 연중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낮은 수요압력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올해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들어 중동지역 지정학적 갈등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방 요인으로 부각된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총재는 “이외에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미국 관세정책의 전개 양상, 내수 회복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더 큰 문제는 소비자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4%를 웃돌고, 외식물가 역시 오름세다. 한은의 ‘최근 생활물가 흐름과 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인 2021년 이후 올해 5월까지 필수재 중심의 생활물가 누적 상승률은 19.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15.9%)보다 3.2%포인트(p) 높았다. 이는 팬데믹 기간 중 공급망 차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기상여건 악화 등 대내외 공급충격이 중첩되면서 생활물가 내 비중이 큰 식료품·에너지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다.우리나라의 물가수준을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의식주 등 필수재의 물가수준이 높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2023년 기준 의류(161)·식료품(156)·주거비(123)의 물가 수준은 OECD 평균(100)을 크게 상회한다.특히 식료품 가격 중에서는 농축수산물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의 가격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과일·채소·육류가격은 OECD 평균의 1.5배 이상이며, 빵이나 유지류 같은 가공식품의 가격도 높은 편이다. 생산성과 개방도가 낮은 데다, 유통비용이 높은 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생활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체감물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상황은 가계의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중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규제 및 진입장벽 완화 등을 통해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울·지방 집값 격차 ‘세계 1위’…“기대심리 관리해야”부동산 가격 상승과 수도권과 지방간 집값 양극화 역시 물가와 소비에 영향을 준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주요 도시의 집값을 전국 수준으로 나눈 ‘주택가격 양극화 지수’는 올해 들어 한국이 1.5배에 육박해, 중국을 제치고 7개 주요국 중 가장 높아졌다. 지난 2013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과 전국 간 주택가격 상승률 격차는69.4%포인트(p)로, 중국(49.8%p)과 일본(28.1%p)·캐나다(24.5%p)를 크게 웃돌았다.우리나라의 주택가격 양극화는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주춤했다가, 2023년 이후 다시 확대됐다. 특히 서울 주택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한 반면 비수도권 광역시는 하락세를 보이며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은은 주택가격 양극화의 원인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경제력 격차 확대’, ‘수도권 인구 집중’ 등을 꼽았다. 지난 10년간 지역 내 총생산(GRDP)을 보면 수도권 비중이 2015년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53%까지 커졌다. 집값 양극화는 주거비 격차 확대로도 이어져, 이는 물가와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최근 지역별 체감 자가 주거비는 서울 229만원, 전국 113만원으로 계산됐다. 전국 최하위인 전남 49만원과 비교하면 서울이 4.7배에 달했다.이 총재도 집값 상승세를 우려한다. 그는 “금리가 인하 추세에 있고 몇 년 동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여러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며 “기대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구체적인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며 “한은은 경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지만, 과도하게 유동성을 공급해 기대심리를 증폭시키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정책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은 관계자는 “생활물가와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급여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역시 지난 6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와 경기 흐름만 보면 분명히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 때문에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보다 더 강조하고 싶다”며 “그간에도 고려 요소였지만 더 큰 고려 요소가 됐다”고 언급했다.아울러 유 부총재는 부동산 부문으로 신용이 집중되면서 유발되는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 문제가 인구구조 등 다른 부정적인 구조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재는 “우리나라의 구조 변화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등 정책 목표 간의 상충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며 “금융안정 상황을 더욱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5.06.30 09:00

4분 소요
새 정부 출범…중금리 대출 확대, 금융 포용성 회복 열쇠일까 [스페셜리스트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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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포용성장’이라는 경제 화두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저신용자와 서민층의 금융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금융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수백만 명에 달하는 국민은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2금융권이나 비제도권 금융으로 내몰리고 있어 가계의 구매력 위축, 민간 소비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필자는 중금리 대출 확대가 금융 포용성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는지 관련 통계와 정책 동향,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살펴보고, 새롭게 출범한 신정부의 정책 방향과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은 왜 낮은가국내 금융사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30% 수준이며, 중·저신용자의 은행 신용대출 이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5년 2월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약 181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예금취급기관(은행, 저축은행 등)의 가계대출 잔액만 약 974조원에 이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025년 2월 한 달 동안 3조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중 ▲고신용자 비중은 82.1% ▲중신용자는 16.5% ▲저신용자는 1.4%다. 이처럼 국내 가계대출 시장에서는 신용평점이 낮을수록 은행권 대출 접근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되고 있다.이러한 구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이 재무건전성을 중시하는 대출 정책을 강화하며 더욱 심화됐다. 특히 2022~2024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보수적 대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은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용대출 구조의 경직성은 ▲금융사 내부의 보수적 위험관리, 금융감독당국의 대출총량 규제 ▲국제결제은행(BIS)의 강화된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치 하락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주택이라는 담보확보에 따른 채권보존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금융사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대출상품으로 인식한다.반면, 신용대출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높아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곧 금융 포용성 약화로 이어진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2025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는 인하됐으나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대를 유지했다. 2025년 2월 말 기준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금리는 6.63%로, 2024년 12월 말 6.49%에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고, 인하 폭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2025년 3월 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 금리가 6% 이하인 대출 비중은 약 86%로 연초 72% 수준에서 확대됐다. 반면 신용도가 낮아 6%를 초과하는 대출 비중은 2025년 1월 28.5%에서 올해 3월에는 13.9%로 급감했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 부실 위험을 우려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대출금리의 경직성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외에도 예대율 규제, BIS 비율 등 건전성 규제와도 맞물려 있다. 은행권은 예금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부실채권의 위험관리와 대출 한도 규제 때문에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연체율 상승 우려로 추가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구조가 고착됐다. 국내 대출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글로벌 금융시장과도 연동된다. 2024~2025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등 대외 변수도 은행권 대출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금융사들은 보수적 대출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한 금융 사각지대 확대로 이어진다.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의 은행 신용대출 이용률은 5% 미만에 불과하며, 2금융권 및 비제도권 금융 이용률은 30%를 넘는다. 연체율 상승은 금융사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대출 심사 강화 및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더욱 악화한다. 2024년 4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은 6.01%로, 2023년 동기(4.29%) 대비 1.72%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 취약계층의 확대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고금리 대출 의존→가계부채 질 악화→신용불량자 증가→사회적 양극화 심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며, 사회적 비용을 더욱 증가시킨다.사회적 비용은 단순히 금융 부실에 그치지 않는다. 고금리 대출 의존은 가계의 소비여력 위축, 내수 경기 둔화 등 경제 전반에 나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청년·고령층·플랫폼 노동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빈곤화, 빈곤의 대물림 등 장기적 부정적 효과가 누적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비용은 다음의 4가지 측면에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고금리 대출 의존도와 가계부채 질 악화가 발생한다.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게 되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상환 부담이 증가한다. 이는 신용불량자, 연체자 증가로 이어지며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둘째, 내수 경기 둔화 및 경제 전반에 걸친 부정적 영향이 파급된다. 고금리 대출 상환의 부담은 가계의 소비여력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부진을 가져오고, 경제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사의 부실이 확대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크게 위협받는다. 셋째,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의 대물림 문제가 발생한다. 청년·고령층·플랫폼 노동자 등 금융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출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빈곤화가 심화되어 빈곤의 대물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어 계층간 기회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넷째, 사회적 신뢰 저하 및 복지 비용 증가를 가져온다. 금융 포용성 저하는 사회적 신뢰 약화,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신용불량자 증가, 복지 수요 확대 등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영국은 ‘크레딧 빌더’(credit builder) 대출을 도입해 신용이 낮은 계층이 소액·단기 대출을 통해 신용점수를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2019~2023년 영국의 크레딧 빌더 대출 이용자 중 60%가 1년 내 신용등급이 1등급 이상 상승했다. 미국은 커뮤니티 뱅크와 핀테크 기업이 협업해 ▲대안신용평가 ▲비금융정보 활용 ▲온라인 대출 플랫폼 등을 통해 금융 포용성을 높이고 있다.이들 국가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신용평가 혁신 ▲데이터 연계 ▲보증 확대 ▲맞춤형 금융교육 등 다각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금융 포용성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각국 금융기관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하고 포용금융 우수기관에 ▲세제 혜택 ▲규제 완화 ▲정부 보증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23년부터 ‘지역 금융기관 포용금융 평가제’를 도입해 지방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실적에 따라 정부 보증 비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이로써 영국·미국·EU·일본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대안신용평가의 적극 도입을 통해 낮은 금융 이력자도 저렴한 금리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토록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둘째, 핀테크 업체와 전통 금융사 간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토록 디지털 금융 규제 개선, 데이터 결합 제도 활성화라는 혁신환경 조성이 제공된다. 셋째, 정부의 보증 및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중금리 차주를 위한 민간 부문의 맞춤형 대출상품 출시가 확대되고 있다. 넷째, 금융사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하고 우수업체에 한해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보증 지원 등의 정부 인센티브가 뒤따르고 있다. 중금리 대출, 1·2금융 잇는 ‘틈새시장’…대출 공급 확대 중금리 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7~15% 수준의 이율로 공급되는 대출상품이다. 은행의 저금리 대출과 저축은행·대부업의 고금리 대출 사이의 ‘틈새시장’으로 금융 포용성 확대의 핵심 수단이다. 2025년 정부는 금융권 중금리 대출 공급을 36조8000억 원으로 확대 유도하고 있다. 이는 2024년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중금리 대출은 단순한 상품 공급을 넘어 ▲신용등급 개선 ▲금융 이력 축적 ▲사회적 안전망 강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다. 특히 중금리 대출을 통해 신용점수를 높인 차주가 이후 저금리 대출로 이동하는 ‘금융 사다리 효과’는 장기적 금융 포용성 강화의 핵심이다. 따라서 중금리 대출 확대는 ▲금융 사각지대 해소 ▲민간 소비 활성화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중금리 대출 확대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 창출에도 기여한다. 금융 접근성이 높아지면 중·저신용자도 합리적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생계·사업·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금리 대출의 수요와 공급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 중금리 대출 정책 상품인 햇살론, 사잇돌 대출 등은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로 중금리 대출이 필요한 차주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은 대출총량 규제에 막혀 확대에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금리 대출에 대한 실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증거는 도처에서 확인된다. 제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이 최근 1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금융사의 대출 공급 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대출 공급 구조가 담보대출 위주에서 신용대출·중금리 대출로 다변화돼야 한다. 금융사 대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는 ▲금융사 수익구조 안정화 ▲위험 분산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 지원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신용평가모형의 고도화와 비금융정보(통신비, 공과금 등) 활용 확대는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은 데이터 공유, 신용평가 연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한다. 정부는 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과 협력해 중금리 대출의 보증 비율을 높이고, 민간금융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 금융사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금융감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높다. 연체율 관리를 위해서는 ▲대출 심사 고도화 ▲상환능력 평가 강화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채무조정 프로그램 확대 등이 필요하다. 특히 신정부는 디지털 금융사의 경우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연체 예측 모형을 도입해 건전성 관리 역량을 강화하도록 민간 금융사를 독려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과 신용평가 혁신을 유도하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는 7개 기관의 가명 결합 데이터 약 3700만건을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이로써, 기존 신용평가모형만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와 금융 이력 부족자 등에 대한 적극적 대출 공급이 가능해졌다. 토스뱅크 역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2025년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비중 30.4%를 달성했다. 중금리 대출 확대 위한 정책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책이 준비돼야 한다. 은행권에는 ‘지역 재투자 평가’ 시 중·저신용자 대출 전액을 실적에 반영하는 방안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 평가는 지자체 금고 선정 시 중요한 지표로, 기존에는 새희망홀씨 대출만 포함됐는데 올해부터는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인정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저축은행에는 민간 중금리 대출의 일정 비율(10%)을 예대율 산정 시 제외하는 인센티브 시행이 시급하다. 또 카드사 등에도 중금리 대출 확대 시 신사업 규제 완화 등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저신용 차주 대상의 카드론 공급을 확대하며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감소를 보존하고 있다.하지만 카드사는 위험한 카드론의 공급 증가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며, 건전성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회사채 발행금리를 높여 조달비용 증가를 가져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카드사로 하여금 카드론 차주 대비 상대적으로 우량한 중금리 대출 차주에 대한 대출 공급을 늘리도록 하는 책적 유도가 필요하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중금리 대출 잔액의 10%를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해당 비율을 더욱 높여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요구된다. 현재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30% 이상이라는 기준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적용되고 있다. 해당 조건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서 우선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은 ▲은행 8.5% ▲상호금융 10.5% ▲카드 13.0% ▲캐피탈 15.5% ▲저축은행 17.5%로 차등 규정되어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상호금융 중금리 대출 금리상한은 10.22%(상반기 10.5% 대비 0.28%p 하락), 저축은행은 17.25%(상반기 17.5% 대비 0.25%p 하락)로 조정된 바 있다. 이로써, 2025년 중 시장금리의 추가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의 추가 인하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2025년 현재 정부는 정책 서민금융 공급 목표액을 전년 대비 1조원 늘어난 11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주요 정책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조기 집행하고, 취약 채무자 소액채무 면제, 청년·취업자 채무조정 강화 등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그런데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올해 안에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대출 한도 상향 ▲대출 심사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의 신속 추진이 요구된다. 또한, 모바일·비대면 대출 창구 활성화 등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정책금융 공급의 확대는 정부 예산과 보증 재원의 확충, 금융기관의 협조 등 다층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재원은 국민행복기금·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조달되고 있으므로 2025년에는 이들 기관의 출연금 및 보증 여력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정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2025년 1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평잔 기준)은 평균 3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32.8% ▲케이뱅크 35% ▲토스뱅크 34.3%로 모두 목표치(30%)를 상회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누적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모는 13조원을 넘어섰으며, 2024년 한 해에만 2조5000억원 이상이 공급됐다. 2025년부터는 신규 취급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돼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79개사의 2024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1조2945억원으로, 전년(7조 3934억원) 대비 52.8%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은 2024년 4분기 2조8672억원으로, 2023년 4분기(1조1967억원) 대비 139.6%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와 관련 있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23년 말 3.96%에서 2024년 말 3.33%로 0.63%p 하락해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대출 여력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신정부는 저축은행의 겸영 업무 인허가 혜택 등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구체적인 정책 인센티브안 마련을 통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신정부는 민간 중금리 대출에 대한 대출총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민간 금융사의 중금리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대출총량 규제가 지속되면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고, 금융사들은 위험회피적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금리 대출 취급 금융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금융사에는 ▲신사업 진출 ▲겸영 업무 허가 ▲예대율 산정 등에서 가산점과 규제 완화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저축은행·카드사·상호금융 등 업권별 특성에 맞는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 상품의 신청자격 완화 및 민간 금융사와의 대출상품 연계도 요구된다. 즉, 햇살론, 사잇돌 등 정책 서민금융의 자격 조건을 완화하고, 징검다리론과 같이 성실 상환자를 대상으로 은행권 신용대출 상품 이용 시 우대금리 적용 등 우대조건도 신설해야 한다. 또 신용평가 혁신 및 디지털 포용금융 기조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 ▲비금융정보 ▲대안데이터 ▲AI 기반 신용평가 등 혁신적 평가모형을 적극 도입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모바일·비대면 채널 확대, 디지털 금융교육 등 디지털 포용금융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연체율 관리와 소비자 보호 강화도 필요하다. 중금리 대출 확대와 함께 ▲연체율 관리 ▲상환능력 평가 ▲채무조정 프로그램 ▲금융소비자 보호장치도 강화해야 한다. 정책·민간금융 모두 건전성 관리와 포용성의 균형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는 금융 포용성 회복의 ‘필수조건’이다. 정부·금융감독당국·민간 금융사 모두가 ▲대출 공급 확대 ▲대출공급에 따른 인센티브 강화 ▲신용평가 혁신 ▲소비자 보호 등 다각도의 노력을 병행할 때, 우리의 금융 생태계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서지용 교수는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재무관리와 금융산업의 이해 등 재무·금융 부문의 주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5년 넘게 한국신용카드학회에서 활동하며, 중소서민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위원(중소서민 부문)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국민통합위원회의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별위원으로도 참여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금융민생연석회의 산하 금융·주거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서교수는 한국신용카드학회의 학회장, 여신금융협회의 자율규제위원이다. 서교수는 재무·금융부문의 학술연구에도 주력하며, 150편이 넘는 학술논문을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게재했다.

2025.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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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마트를 하나로”… NH멤버스가 여는 디지털 통합의 미래 [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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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쌓은 포인트로 마트에서 장을 보고, 마트에서 얻은 포인트로 보험료를 낸다.”농협은행의 금융·유통·생활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플랫폼 ‘NH멤버스’가 올 하반기 대표 앱 ‘NH올원뱅크’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다.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카드·보험·투자증권·유통 등 범농협 계열사 서비스가 ‘싱글뷰(Single View)’로 연결되며, 고객은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생활 혜택을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한 포인트 적립·사용을 넘어, 초개인화 기반의 디지털 슈퍼앱으로 진화하는 NH멤버스의 본격적인 도약이 시작된 것이다. NH멤버스는 단일 로그인 기반의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고, 고객의 금융·소비 활동에 기반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적금 ▲보험 ▲주식거래 ▲장보기 ▲공과금 납부 등 실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중심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단순 리워드 앱을 넘어 고객의 전 생애 금융 여정을 지원하는 디지털 허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는 김동수 NH농협은행 멤버스사업부 부장을 만나 NH멤버스가 지향하는 ‘금융-생활 통합 슈퍼앱’ 전략과 그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김 부장은 “NH멤버스는 NH올원뱅크와의 통합 작업을 앞두고 있으며, 계열사별 개별 플랫폼을 넘어 13개 전 계열사에 동일한 멤버십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단일 로그인 기반의 통합 UX·UI ▲초개인화 서비스 ▲전국 6000여 오프라인 거점이 결합된 NH멤버스는 고객의 모든 금융생활을 하나의 여정으로 통합하는 국내 최초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어떤 앱에서든 동일한 포인트 정보를 실시간 확인하고, 앱 간 이동 없이도 금융과 유통, 생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H멤버스는 2019년 출범 당시 연간 포인트 적립·사용 규모가 약 4195억원이었으며,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24년 말 기준 7465억원까지 증가했다. 전체 회원 수는 3100만명을 돌파했고, 이 중 실제로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사용하는 ‘활성 회원’은 약 1650만명에 이른다. 국민 3명 중 1명이 NH포인트를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 기준으로 포인트 적립액은 3800억원 이상, 사용액은 3600억원 이상이며, 전체 적립의 82%는 금융 계열사에서 이뤄지고 49%는 유통 채널에서 사용된다. 하반기 통합 작업 완료 예정…전 계열사 포인트 한 번에 이용NH멤버스는 현재 ▲15개 계열사 ▲1111개 농축협 ▲전국 600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예적금 ▲보험 ▲주식 ▲농산물 구매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다. 김동수 NH농협은행 멤버스사업부 부장은 “올 8월부터 올원뱅크 앱에 NH멤버스의 ‘싱글뷰’(Single View)를 시범 적용하고, 10월까지 NH콕뱅크·NH투자증권(MTS)·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하나로마트 등 계열사 13곳에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처럼 내부 시스템 통합을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한편, NH멤버스는 농협 내부 생태계에 국한되지 않고 외부 제휴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장은 “현대백화점 H포인트와의 교환을 시작으로, 현재는 네이버페이와의 전략적 제휴도 검토 중”이라며 “향후 외부 제휴처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NH멤버스는 농협 포인트를 지역화폐 또는 지역 전용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역자치단체(지자체) 및 제휴 파트너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인천, 청주 등 전국 23개 지자체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향후 민생지원금 등 정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시행에 맞춰 민생지원금과 연계한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고객은 NH포인트를 전통시장, 동네마트, 지역 음식점 등 생활 밀착형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지역 내 소비 활성화와 자금 순환 구조 개선에 기여하게 된다. 이는 농협이 강조해 온 ‘상생금융’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김동수 부장은 “NH포인트가 지역화폐와 연결되면 고객의 실생활 활용도는 물론,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의 사용을 통해 지역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는 체감 가능한 혜택을, 지역사회에는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생활화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객 혜택과 상생금융이라는 두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보안 체계 역시 견고해야 한다. NH멤버스는 연간 수천억원 규모로 운영되는 통합 포인트 서비스로서, 개인정보보호와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금융기관 수준의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금융감독원 인가를 받은 정식 사업으로, 내부통제 기준을 지속 강화 중이며, 올 7월에는 포인트 관련 스토리지를 전면 재구축해 안정성과 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김동수 부장은 “NH멤버스는 금융기관 수준의 정보보호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특히 올 7월에는 포인트 데이터를 다루는 스토리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 고객이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NH멤버스를 “스스로 빛나고 다른 계열사들도 빛나게 만드는 ‘별’ 같은 존재”로 비유했다. 농협 안팎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점을 만들고, 고객의 경험을 혁신적으로 전환시켜 줄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다.김 부장은 “단순한 포인트 리워드를 넘어, 고객의 금융과 유통 여정을 통합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서, 고객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생활화폐’로 진화하고 있다”며 “NH멤버스는 농협 전체의 디지털 전략 속에서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핵심 축이자,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의 실질적인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6.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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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이 바꾼 판…카뱅·토뱅 ‘플랫폼 전쟁’ 선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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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플랫폼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은행을 넘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앱테크, 생활밀착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고객을 앱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용자 앱 만족도…‘인뱅 3사’가 시중銀 앞서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2024년 금융앱 이용자 만족도’ 순위에서 토스·카카오뱅크 등이 최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용자가 평가한 금융앱 1위는 토스로, 2년째 선두를 지켰다. 카카오뱅크는 2위를 차지했고, 케이뱅크는 7위에 안착했다. 인뱅 3사의 순위는 기존 시중은행을 앞섰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이번 이용자 만족도 평가에는 2024년 한 해 동안 총 2만7832명(매주 약 500명)이 참여했다. 지역·성·연령대별 인구분포에 비래혜 표본을 추출했다. 응답자가 이용하고 있는 복수의 금융앱을 평가하며, 평가하는 앱 별로 17개 세부항목 만족도와 종합 체감만족도를 평가했다.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은 모바일 앱과 플랫폼 중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은행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고객 친화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간편한 가입 절차, 실시간 비대면 서비스 등을 앞세워 빠르게 고객층을 확대했다. 기존 은행이 영업점 중심의 전통적인 운영 방식을 고수해온 반면, 인뱅은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금융 상품과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수진·권흥진·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은행산업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모바일앱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전후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압도적 MAU’ 카카오뱅크 “종합금융플랫폼 목표”인뱅 3사의 앱·서비스 경쟁력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노란 메기’라는 수식어를 업고 등장했다. 세간의 기대에 걸맞게 이색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였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2025년 1분기 기준 1892만으로 인뱅 3사 중 가장 높다.카카오뱅크의 대표적인 이색 수신상품은 ‘모임통장’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2월 모임통장을 출시했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모임원 초대 기능’과 실시간 ‘회비 현황 확인 기능’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순 이용자수는 올해 3월 말 1200만명에 달한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는 ‘26주적금’, ‘저금통’, ‘한달적금’ 등의 수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카카오뱅크는 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 주식 계좌 개설’, ‘국내·해외주식 투자’, ‘공모주 청약’ 등의 서비스도 내놨다. 이외에도 코인원과 협력한 ‘가상자산 시세조회 서비스’나 ‘매일 용돈받기’, ‘매일 걷고 혜택받기’ 등 앱테크도 고객들이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축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원 달성과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중장기 사업 목표가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인구가 모으고, 빌리고, 쓰고, 투자하는 모든 ‘금융생활’을 주로 카카오뱅크에서 할 수 있도록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 되는’ 인뱅앱…토스뱅크·케이뱅크 서비스 눈길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기준 MAU는 865만명으로 업권 내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토스뱅크는 토스의 ‘슈퍼앱’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에 토스 앱과의 유기적 연동을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토스뱅크가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도 앱 활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토스뱅크는 2022년 3월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뒤, 올해 2월까지 650만명 고객에게 6100억원 이자 혜택을 제공했다. 토스뱅크는 앱을 통해 고객들의 생활 속에도 침투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앱 내에서 세금과 일부 공과금을 조회하고 즉시 납부할 수 있는 ‘세금·공과금 내기’ 서비스를 개편했다. 고객에게 필요한 다양한 금융 생활 서비스를 제공해, 신규 고객 유입과 더불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복안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외환서비스도 고객들이 앱을 찾게 되는 서비스”라며 “토스뱅크 앱에서 실시간으로 환율을 보고, 외화를 모으는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저금통’, ‘젤리 찾기’ 등 앱테크 또한 고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공식적으로 MAU를 밝히지 않지만, 카카오뱅크·토스뱅크보다 뒤처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 케이뱅크에게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MAU는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최근 케이뱅크가 내놓은 앱테크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가 지난해 3월 출시한 게임형 앱테크 ‘돈나무 키우기’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매일 앱에 출석하거나 임무를 수행해 돈나무를 키우는 과정에서 현금 보상을 받고, 키우기를 완료하면 추가로 최대 10만원의 현금을 보상받는 게임형 앱테크 서비스다. 올해 5월 기준 누적 이용 고객 수는 약 232만명에 달한다.이용 고객 증가와 함께 케이뱅크 앱 내 여수신 상품 페이지 방문 수도 함께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플랫폼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돈나무 키우기의 흥행은 인터넷은행을 넘어 은행권과 프롭테크, 이커머스 업계까지 게임형 앱테크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게 케이뱅크 측의 설명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외에도 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분들 불만사항을 반영해 UX·UI를 개선하고 있다”면서 “앱에 뜨는 팝업 광고 또한 고객 맞춤형으로 제시하는 등 개인화해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06.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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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을 벗어난 은행, ‘슈퍼앱’으로 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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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개념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때 지점과 창구 중심으로 운영되던 전통 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급속히 구조가 해체되고 있다. 고객은 더 이상 지점을 찾지 않고, 은행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플랫폼 위에서 경쟁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앱 개편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비대면 채널 확대 등을 중심으로 ‘슈퍼앱’ 전략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금융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주요 시중은행 모바일 앱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이 약 1388만명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뱅크’가 약924만명 ▲우리은행의 ‘우리WON뱅킹’이 728만명 ▲하나은행의 ‘하나원큐’가 621만명으로 뒤를 잇는다. MAU는 단순한 앱 사용량 지표를 넘어, 이제는 은행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시중은행들은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교적 빠른 시점에 그룹 차원의 슈퍼앱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겼다. ‘KB스타뱅킹’은 KB증권·KB국민카드·KB손해보험 등 그룹 내 6개 주요 계열사의 서비스를 통합한 플랫폼으로, 예적금과 대출은 물론 보험·투자·주택금융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 ‘KB 마이라이프’를 통해 ▲자산 현황 ▲부동산 정보 ▲자동차 관리 ▲헬스케어 등 금융 외 기능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AI 기반 투자 제안 서비스 ‘케이봇쌤’과 챗봇 기반 금융상담 기능도 탑재해 초개인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신한은행은 ‘신한 쏠’(SOL) 앱을 금융과 콘텐츠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자산관리 ▲소비 분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 투자 서비스를 기본으로, 자체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비금융 생활 서비스까지 결합했다. 최근에는 펀드 추천 기능이 강화된 테마형 투자 메뉴 ‘다시한번 코리아’를 선보이며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카드·증권·보험 서비스는 앱 내 통합 메뉴로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우리은행은 비교적 후발 주자지만 빠른 추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존 우리WON뱅킹을 전면 개편한 ‘뉴WON뱅킹’을 출시하며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새 앱은 우리카드, 우리캐피탈 등 그룹 핵심 서비스를 통합했고, 향후에는 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연동, 보험 서비스 확대 등 종합금융 플랫폼으로의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금융 코칭 ▲직장인 전용 컨설팅 ▲맞춤형 보험 추천 등 특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체류시간과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AI·데이터로 진화한 슈퍼앱…앱 과부하·장애 위험은 과제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을 자산관리 중심 슈퍼앱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자동화 ▲외화 환전 ▲글로벌 송금 등의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여행 일정 관리 ▲구독 결제 ▲모바일 청첩장 등 비금융 기능도 확대하고 있다. 사용자 행동 기반의 사용자 경험(UX) 설계에 집중하며 ‘금융+일상’이 결합된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슈퍼앱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 ‘NH올원뱅크’와 ‘NH멤버스’ 앱을 통합해 새로운 슈퍼앱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앱은 1400만명 규모의 멤버십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협 주유소, 하나로마트 등 전국 유통 채널과 연계해 소비·포인트·금융을 통합하는 모델을 지향한다. 예를 들어 마트 이용자에게는 소비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농업 종사자에게는 계절별 금융 상품을 자동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는 은행 앱에서는 보기 드문 로컬 맞춤형 서비스다.시중은행의 슈퍼앱 전환은 단순한 기능 확대를 넘어 본질적인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더 이상 고객은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토스·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반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해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AI·빅데이터·마이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콘텐츠 제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천 대출 한도 ▲실시간 투자 제안 ▲자동 카드 혜택 알림 등은 이제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모든 것을 담는 앱’이라는 슈퍼앱 전략은 기능이 많아질수록 앱 구동 속도가 느려지고, 인증이나 핵심 기능 장애 시 전체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일부 은행의 앱 장애로 인해 증권·카드 서비스까지 동시 마비되며 고객 불만이 폭주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편리함을 추구해 만든 슈퍼앱이 무거워지고 복잡해지면 오히려 고객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기능의 다양성보다 중요한 것은 빠르고 간결한 사용자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누가 더 빠르게, 더 자연스럽게 고객의 일상에 녹아드는 앱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금융 플랫폼 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고객에게 은행이란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스마트폰 속 하나의 아이콘일 뿐”이라며 “그 아이콘을 하루에 몇 번 누르게 하느냐가 곧 금융사의 브랜드 파워와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은행 앱’이 아니라, ‘생활 앱’으로 고객에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느냐가 진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2025.06.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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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중·저신용 대출 ‘1조 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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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용평가 선두주자' 카카오뱅크가 신용평가시스템(CSS) 혁신을 통한 포용금융을 이어간다.카카오뱅크는 비금융 데이터로만 이뤄진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해 1조 규모의 중·저신용 대출을 추가 공급했다고 29일 밝혔다.카카오뱅크는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금융정보 기준 모형으로는 대출이 거절된 중·저신용 고객에게도 대출을 제공해,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신용 평가의 정확성과 포용성을 높이고 있다.이처럼 대안신용평가의 활성화는 금융 이력 부족자(씬파일러), 사회초년생 등 그동안 전통적 신용평가 시스템에서 소외됐던 금융 소비자에 대한 보다 공정하고 정교한 신용평가 체계 구축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공동체와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금융결제원, 다날 등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 정보만으로 구성된 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2022년 말부터 이를 신용대출 심사에 적용해, 금융 정보 위주의 기존 신용평가모형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 및 씬파일러 고객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고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해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에서도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장 정보를 가명정보로 결합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업종의 음식업 사업자와 온라인 셀러 등도 효과적으로 평가한다.또한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통해, 기존 금융정보 위주 평가에서 거절된 중·저신용 고객을 추가 선별해 대출을 공급한다. 기존 금융권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대안정보만으로 별도의 평가모형을 구축·운영해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신용 평가의 정확성과 포용성을 높이고 있다.‘카카오뱅크스코어’ 적용 후 약 2년 6개월 간 취급한 중·저신용 대출 중 15%(건수 기준)는 기존 모형으로는 거절 대상이지만 유통 정보, 이체 정보 등 대안정보로 이뤄진 평가모형에 의해 추가 선별된 중·저신용자에게 공급됐다. 공급액 기준으로는 약 1조 원 규모의 중저신용 대출이 추가 승인됐다.대안신용평가 모형의 성능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중·저신용 대출 잔액은 4조 9,000억 원, 비중 32.8%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중·저신용 대출은 누적 13조 원을 넘어섰다.적극적인 중·저신용 대출 공급과 잔액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카카오뱅크의 1분기 총 여신 연체율은 0.51%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카카오뱅크는 최근 발표한 ‘대안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활용 연구’ 논문을 통해 다양한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대안 정보만으로도 표준 신용점수 모형 대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기존의 급여 소득자 중심의 신용 평가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공정한 평가를 통해 신용평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스코어’의 공정성 지표 및 집단별 차등 지표를 분석한 결과 표준 신용점수와 비교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차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스코어와 표준 신용점수의 각 상위 30%에서 씬파일러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보니, 카카오뱅크스코어(9.7%)가 표준 신용점수(1.8%) 대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대안정보 제공 기관과 정보 활용 범위를 지속 확장해 신용평가모형의 성능을 정교화하고 중·저신용자와 개인사업자 등 금융취약계층 대상 대출 공급을 확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향후 신용평가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타 금융사에 제공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혁신 노력이 확산됨으로써 대안신용평가가 활성화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금융소비자가 혜택을 받고 포용금융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6.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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