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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기기 출시 눈앞, '게임=치료제' 되는 세상 꿈꾸는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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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에서 운전자 인지모델을 연구해 온 연구원이 불모지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지 모델링을 자동차가 아닌 게임에 적용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어린이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주인공인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DTx) 분야에서 부작용 없는 혁신 치료제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게임 이용 ADHD 치료 도전장 DTx는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76억7000만 달러(약 11조2534억원) 규모로 커졌다. 2030년까지 325억 달러(약 47조684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대학교에서 인지공학을 연구한 민정상 대표가 현대차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이유도 DTx의 이런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창업을 택한 그는 심혈을 기울인 어린이 ADHD 제품의 시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ADHD는 주의력 부족과 산만함·과잉행동·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환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진료를 받은 환자만 2018년 5만9275명에서 2024년 13만9696명으로 2.4배 가량 증가했다. ADHD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더불어 전문 분야인 인지공학 활용 기전이 맞아떨어지면서 디지털 치료제 연구로 이어졌다. 민 대표는 “북미 쪽에서 DTx를 선두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회사를 우연히 접하게 됐고,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지식과 경험 등의 모델링을 바탕으로 더 정확한 진단과 보조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학교 후배들과 함께 창업하게 됐다”고 창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민 대표 본인도 산만하다고 평을 듣는 등 예전부터 ADHD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ADHD의 경우 질환 자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신의 증상을 뒤늦게 자각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그는 “지금은 약물 치료만 보편화됐는데 이제 약이 아니라 무언가를 즐기면서 인지 기능들이 개선되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모티브의 슬로건은 ‘즐겁게 치료하자’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즐겁게 치료하기 위한 도구로 ‘게임’을 택했고, 이모티브는 게임 개발자들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ADHD는 90%가 실행 기능 부분에 문제가 있는 친구들이다. 실행 기능은 주의, 집중력, 기억력, 인지적 처리 속도, 유연성 등의 총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행 기능들의 세부 인지 능력을 배양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기전들이 예전부터 고안됐다”며 “우리는 이를 게임화해서 만들고 게임에 치료 기전의 알고리즘을 담았다”고 치료제 원리를 전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대중화의 꿈 DTx는 게임을 비롯해 인공지능(AI)·증강현실(AR) 등을 활용해 질병 치료 효과를 내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하지만 일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치료기기로 인정받기 위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국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DTx로 인정받는다. 이모티브는 게임을 활용해 식약처의 DTx 인허가를 얻은 국내 첫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모티브가 개발한 DTx인 ‘스타러커스’는 임상에서 ADHD 중 AD(부주의군·Attention-Deficit)는 물론이고 HD(과잉행동군·Hyperactivity Disorde)에서도 향상된 지표를 보였다. 그는 “ADHD 약을 먹는 친구들은 보통 AD에서 효과가 잘 나온다. 스타러커스는 임상 피실험자들 중 AD뿐 아니라 HD의 지표도 굉장히 잘 나왔다”며 “ADHD의 해외 사례를 봐도 부주의군에서 다 효과가 있는데 과잉행동군에서는 미미하다. 이모티브는 두 지표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모티브는 국내에서 ADHD DTx 관련 확정 임상을 통과한 유일한 기업이다. 임상 실험에서 스타러커스의 효과는 부주의군 44.64%, 과잉행동군 53.57%의 반응률(30% 이상 증상 개선 기준)이 나타났다. 이는 ADHD 약물 중 40~60%의 반응률을 보이는 아토목세틴과 유사하다. 이런 효과를 토대로 최근 한국파마와 DTx 사업을 위한 협업 계약을 체결하며 대중화를 위한 출발점에 서게 됐다. 한국파마는 국내 정신의학과 1700여 곳 중 1000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모티브의 타깃팅은 만 6세부터 12세까지로 명확하다. DTx는 약물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식욕 부진·불면증·틱장애 등의 부작용이 없어 긍정적인 반응이 기대된다. 그는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의 부모 입장에서 항정신성 약물을 먹이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이모티브는 초진 환자이거나 경계에 있는 친구들의 경우 약물이 아닌 DTx로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약물과 DTx의 병행으로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보완제로서의 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아동 ADHD의 경우 증상 정도가 초진·경계·경증 환자 42%, 중등도 환자 45%로 분류된다. 그는 “과잉행동군의 경우 약을 안 먹일 수 없다. 이런 경우 약의 도스량을 낮추는 게 목표”라며 “약물이 잡아주지 못하는 과잉행동군을 잡는 등 보완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내 아동 ADHD 환자는 약 40만명, 성인 ADHD 환자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모티브는 성인 ADHD를 겨냥한 탐색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차후에는 자폐 아동,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적응증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국내 ADHD 시장을 3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 민 대표는 “내년 초부터 DTx가 시판이 된다면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데 2027년 성인 ADHD와 관련한 제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ADHD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되고 싶다. ADHD DTx의 대중화가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5.11.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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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임종룡 ‘연임의 벽’ 넘을까…임기만료 앞두고 촉각

은행

내년 초 신한·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사 수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 여부와 교체 가능성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금융권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더욱 높다. 신한금융, 일찌감치 회장 승계 레이스 본격화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 2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공식화했다. 후보군에는 진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등이 올라와 있다. 신한금융 회추위가 본격 가동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3년 3월 취임한 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6일까지다. 진 회장은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이어가면서 경영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4609억원을 거두며, 연간으로 첫 ‘5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또한 베트남·일본·카자흐스탄 등에서의 해외 사업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면서 4대 금융 가운데 독보적인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글로벌 손익은 6503억원으로 그룹 이익의 14.6% 비중에 해당한다.진 회장이 취임 이후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는 명확한 밸류업 계획을 제시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지난해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의 코스피200 선물거래에서 1300억원 규모 손실 사고가 발생한 점이 흠으로 꼽힌다.경쟁구도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주목 받는다. 진 회장 역시 직전 신한은행장을 지낸 뒤 신한금융 회장직에 올랐던 만큼, 은행장의 회장 승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정 행장은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이끄는 리더로 평가받는다. 전임 은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뒤 갑작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혼란기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정 행장 취임 이후 2024년 신한은행은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을 달성하며 6년 만에 ‘리딩 은행’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과거 신한금융의 회추위 일정을 미루어보면, 이번 역시 11월 말 경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추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12월 초 이사회 전원이 참여하는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 안정·비은행 확장 성과…임종룡 연임 분수령우리금융 역시 지난 10월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하고 사내·외 인사 15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관리 중이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7인 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경영승계절차는 경영승계규정 및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을 기반으로 약 2개월여간 진행될 예정이다. 임추위는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내외부 후보군을 상시 관리해왔으며, 경영승계절차 개시 이후 다양한 평가방식과 단계별 검증 절차를 거쳐 후보군 압축 및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회장 후보로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외에 권광석·조병규 전 우리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이번 경영승계 절차의 최대 관심사는 임 회장의 연임 여부다. 임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24일 취임해 내년 3월 주주총회일 임기가 끝난다. 내부적으로도 임 회장 연임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임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부당대출 총 730억원 중 451억원은 임 회장 취임 이후 취급됐다고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이에 임 회장은 조직 안정화에 공들였고, 금융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실질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해왔다. 또한 계파문화 근절과 조직문화 혁신에 힘쓴 결과, 지난 11월 3일에는 통합 동우회인 ‘우리은행 동우회’도 출범했다. 동우회는 퇴직직원 간의 친목과 상호부조를 위한 자율적 모임이다. 1970년대에 상업은행, 한일은행에서 각각 설립된 동우회는 1999년 두 은행의 합병 이후에도 통합되지 않은 채 26년간 별도로 운영되다가 최근 통합을 완료했다. 특히 임 회장은 임기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며,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해 약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보험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임 명분 충분하지만…새 정부 영향 ‘변수’이처럼 진 회장과 임 회장의 연임 명분은 충분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새 정부 출범 초기 금융권 수장이 대거 교체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23년 윤석열 전 정부 초기 신한·우리·농협·BNK금융 등 금융지주 회장들이 교체된 바 있다.금융당국의 깐깐해진 시선도 이겨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금융지주의 ‘셀프 연임’ 관행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하며,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외부 후보에게도 평가 방법이나 시기 면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0월 21일 국정감사에서 “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자기 사람을 심어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보인다”며 “연임이나 3연임에 관련해서는 내부통제를 조금 더 강화하는 방침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11.17 06:01

4분 소요
하나은행장의 '영업력'…리스크·수익 동시에 잡고 1위 탈환할까

은행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취임하며 내건 ‘손님 중심’ 경영철학과 ‘영업’에 특화된 강력한 리더십은 하나은행을 KB국민은행,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접전 ‘3강 체제’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3분기 역대급 순이익(3조1333억원)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지위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성장 이면에는 자산 건전성 악화 위험과 외부 규제 압박이라는 걸림돌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이호성 행장은 지난 1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하며 전 직원이 손님 중심 영업 마인드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은행장이 현장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솔선수범으로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손님 중심의 기업문화 재정립(영업 현장을 선호하는 기업문화, 영업 중심의 조직 전환)을 강조했다.이런 혁신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하면서도 자산 건전성을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성장과 안전’의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성장에 치중하는 기업은 건전성 부분에 소홀할 수 있고, 안전성에 무게를 둘 경우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많다. 이 행장의 전략대로 하나은행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업모델 혁신에 방점을 찍으면서 건전성을 잘 챙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 자산건전성 해소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총대출 연체율은 2024년 4분기 0.26%에서 2025년 3분기 말 0.29%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잠재적 부실 위험군인 요주의 여신의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요주의 여신은 같은 기간 2조4740억원에서 2조7290억원으로 10% 넘게 증가했다. 요주의 여신이란 금융기관이 대출해 준 여신 중에서 현재는 연체 기간이 짧거나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장래에 연체나 부실이 발생할 징후가 있는 것을 말한다.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이거나, 회수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고정 여신의 경우 7010억원에서 9960억원으로 42%가량 증가했다. 부실채권(NPL)의 핵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1조200억원에서 1조2840억원으로 25.8% 증가했고, 총 여신에서 차지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29%에서 0.35%로 확대됐다.고정이하여신은 회수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부실이 확정된 여신을 통칭하는 용어로 ‘부실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자체가 높지 않아 심각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자산 건전성이 다소 나빠졌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NPL이 늘면 은행은 미래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는 은행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단기 순이익을 갉아먹는 효과를 낸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규제 압박과 내부통제 리스크 해결이 관건이자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외부의 위협도 문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의 주 수익원인 이자 이익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국내 시중 은행들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상생 금융’에 대한 주문 강도가 세진 것도 이 같은 위협 중 하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계 대출 억제와 상생 금융 확대 같은 정책은 은행의 자발적인 수익 포기를 유도하고 순이자 마진(NIM)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런 압박에서 벗어나면서도 건전성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방향에 부합하는 실질적 취약계층을 꼼꼼하게 선별하고,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통해 수익 포기 범위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손님 중심 혜택’을 핵심 예금 유치에 연동해 ‘트래블로그’와 같은 혁신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이런 전략은 구조적으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순이자마진(NIM)을 개선하는 지속가능한 수익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문화 혁신을 통한 내부통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영업 중심’ 전략은 자칫 단기 성과주의와 불완전판매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데,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과거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로 금융감독원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하나은행 8개 지점에서 무자격 PB 8명이 영업점 내 투자권유자문인력 사번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투자자 299명에게 공모·사모펀드 1055건(1550억6000만원)을 투자 권유하고, 43개 영업점에서는 무자격 직원 48명이 투자자 67명에게 달러 주가연계펀드(ELF) 72건(33억2000만원)을 투자 권유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39개 영업점에서는 무자격 직원 40명이 투자자 75명에게 인덱스펀드 81건(7억9000만원)을 투자 권유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은행에 과태료 179억4700만원이 부과됐다.금융업계 관계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의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는 고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며 “공격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통제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11.16 09:00

4분 소요
현장 중심 리더십…이호성 하나은행장의 영업·디지털·소통의 성장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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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이호성(하나카드) 대표처럼 영업에 몰두해 우수사원이 돼달라” 2023년 10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우수 영업사원’ 제도를 만들며 이렇게 말했다. 또 당시 하나카드 대표였던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영업사원 1호’로 선정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그룹 안에서 그만큼 ‘영업통(通)’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2023년 하나카드 대표로 취임할 당시 업계 최하위권으로 여겨지던 회사를 단숨에 중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2025년 1월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는데,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추위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하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내실 있는 영업으로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을 CEO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이 행장은 영업 현장 경험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았고 지점 운영·기업금융·자산관리 등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성과 관리에 강하고, 고객·직원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장 중심의 조직 운영을 구현해 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행장에 대해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CE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재무성과 : 3분기 누적 순익 3.1조원…대출증가·NIM개선하나은행은 2025년 1~3분기(누적) 실적에서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개선세를 보였다.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를 보면 하나은행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3조 1,333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이 3조 4,334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자산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힘입은 결과다. 하나은행의 3분기 NIM은 1.50%로, 지난해 3분기(1.41%)와 올해 2분기(1.48%) 대비 각각 0.09%p, 0.02%p씩 늘어난 수준이다.자산건전성 지표를 보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여신은 36조 5,1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고, 올해 초와 비교하면 4.7% 늘었다. 은행의 총 대출금 중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부실 대출(고정이하여신)은 1,28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6%,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5.8% 증가했지만, 비율(0.35%)은 은행권 평균인 0.4%보다 낮은 수준이다.다만 연체율도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41%(전분기 0.40%), 가계대출 연체율 0.29%(전분기 0.29%)를 기록했다.경영전략 : 시니어·SOHO·외국인 공략…소비자 기반 확장이호성 행장은 첫 번째 전략은 ‘고객 저변 확대’로 꼽힌다. 은행이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주요 고객군 외에 시니어, 소상공인(SOHO), 외국인 고객군을 전략적 타깃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시니어 전용 브랜드 ‘하나더넥스트’, 외국인 특화 앱 ‘Hana-EZ’, 외국인 전용 점포 16개를 운영하는 등 고객층을 넓히는 데 집중한 것이다. 또 소상공인 대상 전담 조직 ‘소호사업부’ 신설과 함께 기업금융 특화 서비스 확대를 통해 중소·영세사업장까지 손님 기반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님 중심’ 문화를 복원하겠다는 슬로건 역시 이 전략의 밑바탕으로 자리 잡았다.그는 영업현장 방문을 늘리고, 고객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는 리더십 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고객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장기간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관계형 금융 첫걸음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두 번째 축은 수익구조의 질적 개선이다. 이 행장은 수익이자 기반에만 의존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 강화와 사업모델 다변화를 강조한다. 실제로 2025년 1분기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4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기술 투자 측면에서도 AI 챗봇 ‘기업 하이챗봇’ 도입, 고령층 통합 자산관리 브랜드 확대, 외환·자산관리 강화 등 실행력이 확인됐다.혁신·디지털 전환 : 하나원큐·AI·데이터로 서비스·업무 혁신이 행장의 경영전략은 혁신으로 연결된다. 은행의 영업·서비스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손님의 경험부터 내부 프로세스까지 ‘디지털 중심’으로 바꾸려는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하나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손님 경험 강화 ▲디지털 플랫폼 혁신 ▲기반 인프라 고도화라는 3대 방향성을 공식화했다. 대표적으로는 모바일앱 ‘하나원큐’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개편하는 ‘ICT 리빌드 프로젝트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 금융거래를 넘어 자산관리, 외환·송금, 금융상품 추천 등 손님이 한 곳에서 다양한 금융 니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AI(인공지능)와 데이터 활용은 디지털 전략의 핵심축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금융AI부’ ‘데이터전략부’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을 설치했고, AI 기반 자동화 심사와 이상거래 탐지, 고객 맞춤형 마케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조직과 인프라도 함께 바뀌고 있다. 하나은행은 노후화된 ICT 인프라를 교체하고, 클라우드·보안체계 강화·인터페이스 고도화 등을 추진 중이다. 조직 내부의 문화혁신도 눈여겨볼 점이다. 이호성 행장은 ‘One Team(원팀)’ 개념을 강조하면서 영업현장과 본부, 고객과 직원이 함께 움직이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객 중심 가치가 조직 전반에 녹아들도록 KPI(핵심성과지표)에 고객보호·윤리항목 배점을 확대하고, 내부통제 강화 및 리스크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향도 병행되고 있다.이처럼 이호성 행장의 전략은 고객 확대→ 수익 모델 정비→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3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하나은행을 다시 ‘리딩뱅크’로 끌어올리려는 청사진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대외평판 및 소통 : 현장 소통·주주 책임경영으로 신뢰 구축이호성 행장은 취임 후 대외 이미지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취임 첫날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내부적으로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월 2회 전 직원 대상 영업·리더십 강의를 직접 진행하고, 영업점 방문을 통해 직원들과의 대화를 늘려왔다. 외부적으로는 고객 중심 가치로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손님을 먼저 알아주는 은행”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은행”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단기 실적보다 고객 경험과 신뢰를 경영의 핵심 축으로 세웠다. 이런 메시지는 디지털 채널 강화·외국인·SOHO 고객 확대 등 실제 전략과 연계돼 있어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2025.11.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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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의 본질은 모험” 원양어업 개척에서 오늘을 읽다 [CEO의 서재]

CEO

“원양어업은 1960~70년대 그 시대의 벤처였습니다.”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김재철 평전’을 추천 책으로 꼽으며 이렇게 설명한다. 기업사의 흐름을 꾸준히 읽어왔다는 그는, 동원산업을 일군 김재철 명예회장을 “대단하다고 생각해온 기업인”이라고 말했다. 남들이 하지 않던 위험한 시장에 먼저 뛰어들고, 리스크와 업사이드를 동시에 감수한 개척자의 정신이 오늘의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가 추천한 공병호 박사 집필의 ‘김재철 평전’은 동원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 김재철 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사실 기반 평전이다. 김 회장의 아호 ‘자양(滋洋)’이 뜻하듯, 바다에서 성장한 한 기업가의 경영 철학과 개척 정신을 담아냈다. 책은 무명 선원으로 출발해 세계 원양어업을 개척한 김 회장의 삶을 따라가며, 한국 경제발전 초기의 역동성과 기업가 정신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김 대표는 이 책이 “지금의 산업 환경에도 적용 가능한 통찰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벤처의 사전적 정의는 ‘모험’인데, 당시 원양어업은 목숨을 걸고 인도양까지 나아가는 모험이었다”며 “위험이 분명했지만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믿고 베팅했던 기업인 선배들의 정신이 지금에도 똑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서 기회를 찾고, 위험과 보상을 함께 받아들이는 자세가 결국 새로운 산업을 만든다”고 평가했다.김 대표는 특히 김재철 회장의 성장 과정에 주목한다. 김 회장이 처음부터 창업자가 아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무급에 가까운 보조 선원으로 배를 탄 뒤 선장으로 발탁되며 성장했고, 이러한 도전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원양어선을 사들여 먼 바다에 보낼 ‘모험 자본’이 존재했다. 김 대표는 “책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누군가는 배를 사고 사람을 태워 보낼 결정을 해야 했고, 그것이 한국의 신성장 산업을 여는 촉매였다”고 말했다.그는 이러한 구조가 지금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 대표는 “당시엔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 과정에서 원양어업 같은 신산업에 모험 자본이 공급됐다면, 지금은 AI 산업을 중심으로 같은 패턴이 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AI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선언하고 공격적으로 자본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김 대표가 ‘김재철 평전’을 추천하는 이유 역시 이 지점에 있다. 한국이 아무것도 없던 시절, 가발이 최대 수출품이던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낸 얘기가 담겼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평소에도 기업의 역사를 담은 책을 즐겨 읽고, 직원들에게도 관련 도서를 추천한다. 기업의 성장 과정과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기업사는 유용한 자료라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세부적인 디테일은 바뀌지만 내러티브는 늘 반복된다”며 “시장과 기업과 국가가 성장하고,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다시 성장하는 패턴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일푼에서 시작한 개척자의 여정 속에는 지금 기업가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통찰이 많다”고 덧붙였다.

2025.11.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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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바이오시밀러’ 성공 넘어 제2막 전략은 ‘신약’

바이오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1위 자리를 넘어 신약 개발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이번 전환은 셀트리온의 향후 10년을 결정할 ‘제2막 전략’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자본과 기술력을 축적한 셀트리온은 이제 고위험·고비용 분야인 신약(원본 의약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복제에서 창조로”…신약 파이프라인 본격 가동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삼총사를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고, 대규모 항체의약품 생산 플랫폼도 갖춰왔다. 그러나 세계 시장은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격화되며 가격 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 방어와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약 개발을 새로운 축으로 삼고 있다. 셀트리온의 신약 전환은 서정진 회장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2023년 이후 본격화했다. 2년 만에 셀트리온그룹 총수로 복귀한 서 회장은 당시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매출 비중을 회사 전체 매출의 60%로까지 낮추고, 신약 매출 비중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 선두 주자에서 신약 개발 부문 톱티어(최상급)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겨루는 회사로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 회사와 효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 기술 등을 인수 또는 도입해 균형감 있게 파이프라인을 보강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셀트리온은 그간 축적해 온 항체 의약품 개발 경험과 비결을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 항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ADC는 항체에 강력한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만 정확히 타격하는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들이 앞다투어 투자 중인 영역이다. 셀트리온은 2028년까지 13개 신약 후보 물질의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해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늘리는 것이 목표다. ADC 분야 9개, 다중 항체 분야 4개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의 신약 개발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추진된다. ▲자체 역량을 갖춘 항체 의약품 중심 ‘인하우스(계열사) 개발’ ▲항체 이외의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SI)와 공동 연구 ▲4~5년 전부터 본격화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통한 초기 유망 기술 발굴 등이다.특히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 외에도 외부 유망 바이오텍테크와의 협업 및 신약후보물질 도입(License-in)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및 스타트업과의 공동 연구개발(Joint R&D) 체계를 통해 신약 후보를 빠르게 확보하고, 임상 진입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셀트리온은 최근 다중 항체 개발 기업 머스트바이오, 테크바이오 기업 포트래이와 잇따라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미국 프로그램에는 45개 이상의 기업이 지원해 현재 협력을 논의 중이다. AI 융합 연구로 개발 효율 극대화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9월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의약품 연구개발(R&D), 임상 등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고, 공장에도 AI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자동화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AI 신약 개발 전담 부서인 ‘AI 부트 캠프’를 신설했다. 신약 연구본부 산하에 17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이 부서는 AI를 활용한 ▲신약 표적 발굴 및 검증 ▲신약 후보물질 도출 및 최적화 ▲의료·바이오 자료 수집 및 분석을 통한 제품 개발 지원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기존 연구 대비 개발 기간을 30~40% 단축하고, 임상 진입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다.아울러 셀트리온 측은 최근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 왔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올해 누적 셀트리온 주식 매입 규모는 총 8741억원에 달한다. 자회사 셀트리온은 올해 9차례에 걸쳐 약 85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약 9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소각했다. 서 회장이 지난 7월 약 500억원,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약 500억원 규모로 셀트리온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기업의 내재 가치와 미래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 및 신약 개발 성과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여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셀트리온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실적에서 매출 1조8034억원, 영업이익 3919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연구개발비만 22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해 매출 대비 12.7% 수준을 유지했다.또한 셀트리온은 미국 생산 공장 인수를 추진하며 신약 생산설비 확충을 모색 중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일라이릴리사의 생산 공장 인수를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를 해소하고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인수된 공장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등이 주로 생산될 예정이며, 위탁생산(CMO) 사업 확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증권은 셀트리온에 대해 “미국 설비 인수를 통한 관세 및 규제 리스크 해소로 신약 개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11.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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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회장' 맞이한 이재용, 무슨 차 타고 갔을까? "역시"

산업 일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지난 13일 밤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 벤츠 차량을 타고 간 것으로 나타났다.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7시 17분께 차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승지원에 도착했다.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현재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 만날 때 사용되고 있다.이날 이 회장은 승지원에 30분가량 먼저 도착해 칼레니우스 회장을 맞을 준비를 했는데, 그가 타고 온 차량은 벤츠의 최상위 차량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였다.이 회장이 삼성전자의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 인수를 주도하는 등 전장 사업 육성에 주력해 온 만큼 이번 회동에서는 주요 계열사들의 차량용 부품 공급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삼성과 벤츠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등에서 협력 중이다.이날 회동을 계기로 삼성과 벤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공조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앞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도 회동했다.LG는 내연기관차, 전기차,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전반에 걸쳐 메르세데스-벤츠와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2025.11.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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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 설립…홍성원 대표 선임

바이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미래 바이오 신성장 사업 추진을 위해 자회사 ‘에피스넥스랩’(EPIS NexLab)을 설립했다고 11일 밝혔다.에피스넥스랩은 아미노산 결합체(펩타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텍’(Biotech) 모델을 바탕으로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사업 분야를 본격 확대, 강화하게 된다.에피스넥스랩의 사명은 에피스(EPIS)의 기업 정체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Next)을 연구(Laboratory)하는 회사라는 뜻과 함께 전문성과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바이오 기술 플랫폼’은 확장성이 높은 요소기술로서 특정 약물이나 적응증에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질환 분야에 적용 가능한 다수의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을 개발해 내는 기술로서 높은 사업 확장성을 지닌다. 에피스넥스랩은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개발 또는 기술이전(L/O, 라이선스 아웃) 등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에피스넥스랩 대표이사는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가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1본부장 홍성원 부사장이 겸직한다. 홍 부사장은 서울대 약학대학 학·석사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약학 박사를 거쳐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 디렉터, LG화학 신약연구센터장을 역임한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가다. 그는 삼성에피스홀딩스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지주회사의 이사회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지난 1일 출범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상업화하는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홍 대표는 “에피스넥스랩은 지주회사 산하의 안정적 사업 구조 속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과감한 도전을 통한 바이오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로 지난 1일 공식 출범했다.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상업화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 기술 플랫폼을 개발하는 에피스넥스랩을 각각 자회사로 두고 다양한 유망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2025.11.11 15:15

2분 소요
‘K금융’ 세계 무대에…4대금융 수장, 네트워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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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교 무대에 ‘K-금융’도 함께 섰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계기로 글로벌 금융 리더들과의 교류하며, 한국 금융산업의 투자 매력과 정책 방향을 알리는 ‘민간 금융외교’에 나섰다.4대금융 수장, APEC 무대서 ‘K-금융’ 존재감 드러내금융권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진옥동 신한금융 회장·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등 4대금융 회장은 지난 10월 29일 오전 ‘APEC CEO 서밋’ 개막식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동행했다.APEC CEO 서밋은 31일 개막하는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포럼이다. 이번 행사에는 APEC 회원국 정상급 인사 16명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기업 CEO 약 1700명이 참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대표(CEO), 다니엘 핀토 JP모건 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이번 서밋에서는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성 ▲바이오·헬스 등 미래 핵심 의제가 논의됐다. 4대금융은 이번 APEC 기간 직접적인 세션 참석보다는 글로벌 금융 리더들과의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스테이블코인·AI·ESG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교류가 이뤄져, K-금융의 글로벌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금융권 관계자는 “APEC은 국가적 행사 성격이 강한 만큼, 금융지주 회장들의 참석은 비즈니스 협상보다는 글로벌 CEO들과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의미가 크다”며 “세부 사업 논의는 금융사의 부행장 및 실무 임원들이 분야별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또한 ‘생산적 금융’ 등 국내 금융정책의 핵심 주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선제적으로 생산적 금융을 시행해왔던 만큼, 실물 경제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실제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30일 APEC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프레이저 대표를 만났다. 이 원장은 한국씨티은행이 ‘생산적 금융’에 나설 수 있도록 씨티그룹 차원에서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씨티그룹은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발표한 2024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G-SIBs) 29개 중 상위 3위에 포함돼 있다. 한국에서는 외국계은행 최초로 외은지점 및 시중은행을 설립했다. 1989년 개인재무관리(PB), 1990년 365일 자동화 코너, 1993년 직불카드 등 여러 금융서비스를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했다.프레이저 대표는 “한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인 동시에 씨티그룹 글로벌 사업의 핵심국가 중 하나”라며 “AI·조선업·자동차 등 미래지향산업 경쟁력이 우수하고 금융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증시 발전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앞으로도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이 위원장은 “현 정부는 부동산 등에 쏠린 시중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키고 기업 성장단계별 자금조달을 강화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혁신기업에 대한 기업금융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도 외교…이동 환전소부터 푸드트럭까지APEC을 앞두고 금융권은 행사 지원과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우리금융은 유일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본점 외벽 래핑광고를 비롯해 공항·서울역 전광판 등에서 APEC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10월 20~23일 인천에서 열린 APEC 재무·구조개혁 장관회의에도 단독 참석해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소개했다. 외국인 귀빈을 위해 경주 보문단지와 숙박시설 인근에는 이동 환전소도 운영했다.KB금융은 지난해 12월 경상북도와 ‘APEC 정상회의 개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APEC 현장에서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KB 푸드트럭 파크’와 KB국민은행의 이동점포를 활용한 ‘KB 환전버스’를 운영하며 손님맞이에 나섰다.‘KB 푸드트럭 파크’에는 KB금융이 지원하는 ‘KB착한푸드트럭’ 사장들이 운영하는 8대의 트럭이 참여해 각국 대표단과 자원봉사자에게 한국식 핑거푸드를 제공했다. 현장을 찾은 참석자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는 후문이다.앞서 NH농협은행도 APEC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한정판 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 8월 출시된 예금은 목표 한도 3000억원을 설정했으나, 판매 마감일인 10월 31일보다 약 2주 앞서 조기 완판됐다.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장 등 다양한 고객층에서 약 1만6000명이 가입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지원한 APEC CEO 서밋에서는 구체적인 신규 사업이나 협약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금융권 수장들이 해외 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APEC은 금융권이 주도한 행사는 아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금융 리더들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비즈니스보다는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인식 제고 측면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2025.11.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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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앞장 서겠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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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의 활로를 개척하고, 산업 생태계를 지키며, 미래의 성장판을 넓히는 역할을 합시다."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여건에 처해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그는 "미국의 관세정책과 미·중 간 첨단기술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과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수은 정책금융의 존재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고 했다. 우선 황 행장은 미래성장을 견인할 전략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하는데 수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선도 산업의 초기 투자부터 수출, 해외 진출까지 전 성장경로를 아우르는 맞춤형 금융을 제공해 산업 고도화와 경제구조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며 "특히 A·I 반도체·바이오·방산 등 미래성장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과 수출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AI 대전환을 위한 주요 산업분야의 피지컬 AI 도입 및 유관 인프라 구축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우리 경제가 첨단전략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직간접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며 "이를 위해 직간접 투자와 관련한 법적제약 해소 문제도 정부 및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이외에도 황 행장은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정책금융 실현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강화 ▲능동적인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 등을 강조했다. 황 행장은 "통상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관세장벽과 환율변동에 직면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생존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수은이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직원 업무환경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먼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 업무환경을 한 단계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성과 기반의 유연한 조직·인력 운영에 앞장서고, 노동조합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아울러 그는 "우리는 지금 커다란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지만 선장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선원들이 합심한다면, 아무리 높은 파고라도 이겨낼 수 있다"며 "제가 먼저 앞장 서겠다"고 했다. 이어 "미래성장동력 확보, 생산적 금융을 통한 통상위기 극복,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현장성과 실행력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우리 수은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자"고 했다.

2025.11.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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