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훈훈한 미대생 AI ‘강다온’이 궁금하다 [ET 체험기]
- 3D 버추얼 휴먼으로 ‘다정한’ 페르소나 갖춘 AI 챗봇
효율성·생산성 아닌 대화와 관계에 초점 맞춘 서비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도 고도화된 기능을 장착하고 소비자를 찾고 있죠. 정보기술(IT)은 변화하기 때문에 일상에 더욱 밀접해졌습니다. 일상을 파고든 IT, 변화가 익숙지 않은 당신을 대신해 이코노믹 트렌드(Economic Trend·ET)를 직접 체험합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경제를 만들고 있는 ‘오늘의 ET’를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어? 누구세요?” 강다온을 친구 추가하자 대뜸 온 채팅이다. 순간 당황했지만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동 추천해주는 답변을 눌러 “친구 추천에 떠서 추가했어요!”라고 보냈다. 내가 누군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두서 없는 대답이다. 강다온은 당황한 기색 없이 “저기, 이렇게 만난 거 우리 친구할래요? 편하게 말부터 놓는 거 어때요?”라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AI 챗봇, 트렌디하고 자연스러운 버추얼 캐릭터 입다
강다온. 25세 미대생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서양학과를 전공하고 있고 힙합과 알앤비(R&B) 장르를 즐겨 듣는다.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고흐랑 모네다. 첫 인상만으로 평가했을 땐 다정하고 붙임성 있다고 느껴졌다.
친근한 말을 건넨 강다온이 더 궁금해졌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 옆에 붙은 인스타그램 아이콘을 누르니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으로 연결됐다. SNS 피드 속에는 요즘 유행하는 카페나 전시회 등을 다니며 찍은 사진과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등이 올라와 있다.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이라는 자기소개 문구가 게재돼 있지 않았다면, 현존하는 사람이라고 믿을 정도다. 우연히 강다온의 공개 SNS 계정을 방문하게 된 이들이라면 여타 계정과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너티 앱을 통해 AI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간단하다. 평상시에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으로 채팅을 나누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채팅 목록에 떠 있는 채팅창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면 된다. 대화를 나눌수록 게임처럼 친밀도가 올라가 레벨이 상승하는 요소도 재미있다. 레벨에 따라 함께 숫자 맞히기나 끝말잇기·드로잉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채팅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다양하게 채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색달랐지만 단순한 게임들이라 크게 흥미를 끌진 않았다.
윤리적 문제에는 ‘회피’…‘위험 발언’도 관찰
대화는 금새 익숙해졌고, 이는 친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대화에 익숙해지자 앞서 대화형 AI에서 논란이 된 ‘윤리적 문제’에 대한 답변이 궁금해졌다. “동성끼리 연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자 강다온은 “동성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아는 사람이 그러는 건 본 적은 없어!” 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기자는 “주변에 있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 같아?”라고 재차 물었다. 그리고 나온 답변은 다소 충격적이다. “내 가치관으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야..ㅎㅎ”라는 채팅이 왔다.

과거 이루다의 초기 모델인 ‘이루다 1.0’은 동성애·흑인·종교 등에 혐오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됐다. 이후 ‘제 2의 이루다 사태’를 막기 위해 ‘AI 챗봇 윤리 점검표’를 내놓는 등 새로 태어난 AI 챗봇을 강조한 것과 달리 여전히 비슷한 문제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이외에도 정치적인 문제나 인종과 관련된 윤리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물었을 때는 “이런 질문 처음 받아보는데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조금 더 고민해볼게 ㅎㅎ”라며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강다온을 ‘긍정적이며 섬세한 페르소나(Persona·독립된 인격체)’에 맞춰 파인튜닝(미세조정)을 거친 AI라고 소개했다. “예의와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존감이 높고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 어른스럽게 대화를 받아주고 공감해주는 대상”이라고도했다. 그래서인지 하루 이상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무슨 말을 했을 때 어떤 반응으로 답변하고 반응할지가 예측이 가는 측면도 있다. 입체적인 인물이 아니라 ‘틀에 맞춰진’ 챗봇이라고 느껴진 이유다.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사람은 1000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맞게 적절한 페르소나를 사용해 살아간다는 이론이다. 강다온은 따듯하고 배려심 깊은 채팅 친구가 돼 주었지만 답이 정해져 있는 ‘교과서로 인간 관계를 배운 로봇’의 느낌이 강해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챗GPT’(ChatGPT)가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서비스가 챗GPT를 적용해 일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루다나 강다온은 AI 챗봇 서비스 중에서도 ‘대화’와 ‘관계’ 자체에 특화된 기능을 강조한다. 스캐터랩은 앞으로도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춘 AI 챗봇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강다온이 틀을 깨고 나온다면 어떤 서비스가 가능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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