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K-핀테크’ 뿌리는 한국 눈은 세계로…추후 과제는?
- [궤도 오른 핀테크]③
핀테크 30%는 해외 진출 계획 중
당국 지원 절실…혁신펀드 등 조성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핀테크사는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내수 시장만을 타깃으로 몸집을 불리기엔 한계점에 달해, 해외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핀테크 30% “해외 진출 원해”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2023 핀테크 산업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핀테크들 가운데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핀테크 기업은 9.8%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핀테크 562곳을 대상으로 작년 6월 4일부터 7월 30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현재 해외에 진출한 핀테크는 10% 미만으로 작은 편이지만, 향후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30%에 달한다. 그 중 ‘해외 진출을 위해 준비 중’인 기업이 9.1%, ‘현재 계획은 없으나, 해외 진출 의향이 있음’ 기업은 20.9%로 나타났다.
해외 진출한 경험이 없는 기업 중 향후 해외 진출 의향이 있는 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는 미국(42.1%)과 베트남(42.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외 일본(36.8%), 싱가포르(36.8%) 등 순서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핀테크 산업 전반이 부진한 추세다. 2022년 평균 투자유치금액은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으며, 2023년에도 보수적인 투자기조가 이어졌다.
핀테크는 지속적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핀테크 기업들은 고객 확보 등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시장 확대 차원에서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해외 진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법인 설립·현지 특허 획득 사례도
실제로 해외 사업에 나서 ‘K-핀테크’의 위상을 알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해빗팩토리는 지난 2022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미국 법인은 처음에는 대출 중개 서비스 ‘Loaning.ai’를 선보였고, 작년부터 주담대 전문 은행으로 전환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내 수천개 주담대 전문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해빗팩토리는 낮은 금리, 짧은 대출 기간을 강점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평균적으로 기존 은행보다 0.5~1%포인트(p)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통상 30일이 소요되는 대출 심사 기간을 7일로 단축했다.
해빗팩토리는 미국 주담대 시장에 진출한 지 3년만에 누적 대출액 1526억원을 돌파했다. 구체적으로 대출 중개 858억원, 직접 대출 668억원 등이다. 올 한 해 목표 누적 대출액은 1500억원으로,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올해는 1년 동안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해외 결제 전문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은 작년에 미국법인과 일본법인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는 대만·러시아 등 유라시아 국가에서 ‘더치페이 관련 분할결제’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이번 특허 취득을 통해 트래블월렛은 일본과 대만 등 주요 해외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분할결제 특허 기술은 트래블월렛 ‘N빵결제’ 기능에 적용된다. 이 기능은 결제 승인과 동시에 자동으로 금액을 나눠 사용자가 개별 부담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외 여행·모임에서 효율적인 결제 경험을 제공한다.

당국, 금융지주와 협업 돕고 혁신펀드 조성
‘K-핀테크’의 해외 진출을 위해선 당국의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핀테크는 해외 진출 시 필요한 지원 사항으로 ▲현지 규제 관련 정보·대책 지원 ▲해외시장 정보제공 지원 ▲해외 진출 거점지원 등을 꼽는다.핀테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 옥석가리기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됐고 국내시장에 안착한 핀테크는 해외시장도 탐색하고 있는 단계지만 힘든 부분도 있다”면서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각 주별로 라이센스 받아야 하는데, 신청 절차 탐색·신청서 작성·규제 해석·로펌 비용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나 코트라 등이 리서치를 해주고 가이드를 주면 한국의 핀테크가 해외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또한 핀테크 지원을 강화한다. 올해부터 금융위는 금융지주사의 핀테크 출자 제한을 기존 5%에서 15% 완화하고, 금융지주 자회사인 핀테크 회사는 다른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신규편성된 ‘핀테크 특화 해외진출 지원’ 예산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
우선 금융위는 정부와 금융회사 핀테크랩은 공동으로 해외 현지에서 보육·투자 기업설명회(IR)를 실시하고, 박람회에 K-핀테크관을 개설해 국내 업체 참가를 확대한다. 매년 열리는 코리아 핀테크 위크도 글로벌 박람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싱가포르·홍콩 등 해외박람회와 일정을 연계하고, 글로벌 존을 확대해 해외 핀테크 기업의 참가 비중을 높인다.
핀테크 기업의 성장(Scale-up)과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정책금융 지원도 지속한다. 올해 2호 ‘핀테크 혁신펀드’를 조성해 2027년까지 5000억원을 조성·투자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정책자금 공급도 확대해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조달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월 6일 열린 ‘핀테크 지원협의체’에서 “핀테크 기업이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금융지주회사의 핀테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상호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해 핀테크 역량강화와 글로벌화를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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