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미래 먹거리로 뜬 ‘에어컨’...삼성과 LG, 찬 바람으로 글로벌 시장 잡는다
- [뜨거운 에어컨 전쟁의 계절] ②
가정용 에어컨 노다지로 뜬 인도 시장
공조설비 개발도...아시아부터 북미까지 노려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에어컨 사업이 정체기를 맞은 가전 매출에 새로운 글로벌 수익 확장 통로로 여겨지고 있다. 포화 상태인 다른 가전들과 달리, 에어컨은 아직 보급률이 낮은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에어컨에 AI 기술을 탑재하고 해외 공장을 세워 생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는 까닭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의 에어컨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에어컨을 포함한 생활가전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인도 현지 공략형 룸 에어컨 19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중 17종에는 AI 기능을 탑재해 AI 에어컨 기술로 인도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 8%, 인도를 잡아라
LG 역시 인도 시장을 중요시한다. 지난 3월 구광모 LG전자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았다. 구 회장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 방문해 에어컨 등이 만들어지는 가전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유통 채널인 LG브랜드샵과 릴라이언스를 방문하며 인도 사업장을 독료했다. 또 LG는 오는 5월 인도법인 상장을 추진하며 현지 투자에 더욱 적극적인 태세다. LG는 인도 내 뎅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주는 에어컨을 출시하고, 두텁게 형성된 인도의 저소득층을 겨냥한 100달러짜리의 초저가 현지형 에어컨을 내놓는 등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양사가 인도 에어컨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로는 한국무역협회 자료 기준으로 인도의 에어컨 보급률은 8%를 밑돌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인구 14억명에 이르는 최대 시장에 보급률이 10%도 안되는 제품군으로, 기업들에게는 그 만큼 미래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는, 아직 파지 않은 ‘노다지’ 시장인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2018년 110억 달러(약 15조원)에서 올해는 210억 달러(약 30조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이중 에어컨은 최근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는 기후 변화에 따른 문제로 더욱 수요가 급격히 팽찰할 것으로 예측된다.
AI시대 뜨는 새 시장, HVAC
에어컨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인 상업용 냉난방공조설비(HVAC)도 양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등에서 열 관리를 돕는 대형 냉난방 기기 역할이 커지면서 HVAC 사업이 주요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중 삼성전자는 북미 HVAC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 ‘Samsung Lennox HVAC North America’ 설립하며 북미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탄소 발생량을 줄인 고효율·대용량의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미국 기업들에게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HVAC 부문에서 30% 이상의 매출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미 시장을 노리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한 거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싱가포르 투아스 지역 내 축구장 9개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을 공급하기도 했다.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 시장에서도 LG전자는 글로벌 수익을 얻고 있다. 지난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전자는 해외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중심으로 최근 3년간 연간 15%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성적도 좋다. LG전자 칠러는 터보 라인의 세계 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에 LG전자는 HVAC 사업을 따로 사업본부로 분리해 키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LG전자는 ES(Eco Solution)사업본부를 신설하며 HVAC 사업의 독립성과 추진력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LG전자 측은 “수주 기반으로 운영되는 HVAC 사업의 본질과 시장 및 고객 특성을 고려할 때,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의 미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극대화에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에어컨 시장은 계속해서 확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메티큘러스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건물 내 에어컨 설치 누적대수는 2022년 16억개에서 2050년까지 51억3000만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 세계 에어컨 시장은 2022년부터 2029년까지 예측기간 동안 연평균 5.4% 성장해 2029년 23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관은 이를 전망하며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온도 및 습도 수준, 편리함과 편안함에 대한 소비자의 성향 증가, 에너지 효율적인 에어컨에 대한 수요 증가와 같은 요인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Klout
Klout
섹션 하이라이트
섹션 하이라이트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 모아보기
- 일간스포츠
- 이데일리
- 마켓in
- 팜이데일리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김흥국, 나경원 캠프 합류…”보수 뭉쳐야 한다는 마음” [IS인터뷰]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어머니, 아버지 저 장가갑니다”…‘결혼’ 김종민 끝내 눈물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재명 제시했던 '코스피5000'…한국 증시 상승 조건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EU있는경제]투자만이 살 길…PE 규제 허물고 반등 노리는 英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동물실험 폐지 명암] 투심 쏠린 토모큐브, 빅파마가 주목하는 까닭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