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공동 개발...다시 불거진 한국GM 철수설 [현대차·GM 동맹]②
- 트럼프 관세 폭탄에 10년 잔류 약속 종료까지
한국GM 철수설 다시 수면 위로
“위기다” vs “기회다” 전망 엇갈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을 둘러싼 '철수설'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GM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서다. 양사는 오는 2028년부터 북미 및 중남미에 선보일 차량 5종을 공동 개발한다. 출시 예정인 5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형 픽업 ▲소형 픽업 ▲소형 승용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1종 등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국GM 역할 축소로 인해 철수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뜸했던 신차 투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흔들리는 ‘코리안 포’
한국GM은 소형차 생산 전담기지로 통했다. GM은 소형차 개발과 생산을 주로 한국GM에 맡겨왔다. 창원공장에서는 2세대 쉐보레 트랙스가 생산돼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부평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 GX, 뷰익 엔비스타 등 3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이들 네 모델은 ‘코리안 포’(Korean Four)로 통한다. 모두 글로벌 시장 수요에 맞춰 개발된 소형 SUV 라인업으로, GM의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주력 수출 모델로 자리잡았다. 한국GM은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산까지 직접 관여하며, 디자인·엔지니어링·생산을 아우르는 소형차 종합 기지로 기능 중이다.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음에도 철수설이 불거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중 하나로 대미 관세가 있다. 한국GM의 전체 수출의 약 80%는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만큼, 대미 관세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수 상황도 밝지 않다. 지난해 한국GM의 국내 판매는 2만4824대에 그치며 최근 수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부진은 더 심각하다. 1~6월 누적 내수 판매량이 81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7% 감소했으며, 7월 판매량 역시 1226대에 머물러 전년 같은 달보다 44.2% 줄었다.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9347대에 그쳤다.
게다가 현대차·GM이 공동 개발한 소형차 등을 출시하기로 한 시점은 오는 2028년부터다. 한국GM이 정부와 약속한 사업 유지 기간(2028년)과 정확히 맞물린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국GM 지분 17.02%를 보유한 2대주주로 GM의 한국시장 철수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28년 말 이후에는 GM이 법적·계약적 제약 없이 구조조정, 공장 폐쇄, 철수 등 전략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28년이라는 시점은 산업은행과 맺었던 약속 기한”이라며 “GM 입장에서는 이 시점을 기점으로 약속의 틀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군산공장 사례처럼 철수와 동시에 지역 경제가 황폐해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 입장에서는 철수설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현대차와의 협력을 통해 일부 생산라인을 살리거나 현대차의 물량을 위탁 생산을 하는 방식으로라도 고용을 보장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한국GM의 잔존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신차 배치 여부다. GM 본사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등 ‘코리안 포’ 후속 모델의 생산 거점을 한국으로 확정한다면, 현행 소형 SUV 전담 기지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
특히 부평·창원공장의 설비와 인력을 활용하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두고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GM은 미국 내에서 소형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며 “오히려 상용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형 SUV 라인업이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산 소형 SUV 모델들은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전환 프로젝트 역시 기회다. GM이 추진하는 얼티엄(ULtium) 배터리 기반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의 일부를 한국 생산 라인에 배정하면, 단순 조립기지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차 개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전기 상용 밴, 콤팩트 전기 SUV 같은 틈새 세그먼트를 맡게 된다면, 미국 외에도 동남아·호주 등 수출 시장을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현대차·GM 동맹의 파생효과다. 공동 플랫폼·부품 조달 구조가 확대되면 원가 절감 폭이 커지고, 관세 부담을 흡수할 여력이 생긴다. 한국GM의 철수설에 가장 큰 힘을 받는 이유가 ‘관세’인 만큼, GM이 관세를 버틸 체력을 키운다면 충분히 버텨볼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와 GM의 협력이 주로 픽업트럭이나 밴처럼 미국 시장에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되다 보니, 당장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이라며 “사실 한국GM 철수 여부는 관세와 제일 밀접하게 엮여 있고, 지금처럼 관세가 15%로 내려간 상황에서는 차량 가격을 조정하거나 국내에서 비용 절감을 하면 충분히 버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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