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청소기 전쟁]①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
중국 로보락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차지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과거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었던 로봇청소기는 이제 건조기·식기세척기와 함께 ‘3대 이모님’으로 불리고 있다. 신혼부부들의 필수품이 된지도 오래다. 주목할 점은 TV나 세탁기, 냉장고 등은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로봇청소기에 있어서는 중국산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중국 로봇청소기의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전 세계 분기별 스마트홈 기기 시장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로봇청소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617만대로 집계됐다.
중국 가전기업 로보락은 올해 2분기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10분기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로보락은 134만대를 출하해 시장 점유율 21.8%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출하량은 23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9% 성장했다.
로봇청소기 시장 상위 5개 모두 중국 기업
IDC에 따르면, 로보락은 한국·독일·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북미에서도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3%나 증가했다.
특히 로보락을 포함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의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에코백스는 87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4.1%를 기록했으며, 드리미는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13.1%를 확보했다. 이어 샤오미와 나르왈이 각각 10.2%, 8.5%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위 5개 기업을 제외한 기타 기업군(32.3%)에 포함됐다.
IDC 관계자는 “상위 기업들이 전 세계 출하량에서 점점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도”신흥 시장은 글로벌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상당한 성장 기회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중국 로봇 청소기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휩쓰는 비결은 강력한 기술력에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4년 7월 설립된 로보락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회사다. 로보락은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10년 이상 늦게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는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진공 청소용 및 물걸레용 로봇청소기를 따로 판매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올인원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웠다. 로보락은 지난 2022년 먼지 비움, 물걸레 청소·건조 기능을 모두 넣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올인원 로봇청소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로보락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로보락의 혁신 기술 뒤에는 연구개발(R&D)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존재한다. 베이징 로보락 R&D 센터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소프트웨어까지 로보락의 제품 및 서비스를 완성하는 주역이다. 로보락 전체 직원 중 50% 이상이 엔지니어이며 매년 매출의 7%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지난 2023년에는 한화 약 1169억원을 연구 개발비로 투자했다. 아울러 로보락은 완벽한 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고객 피드백 등을 R&D 과정에 반영한다. AI 딥러닝 기술을 통해 수많은 고객 경험을 반영하고, 소비자 조사를 통한 피드백을 학습시켜 출시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중국 로봇가전 기업 에코백스도 2024년 R&D에 한화 약 1700억원를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아울러 2025년 상반기 기준 총 2545건의 특허(이 중 해외 발명 특허 158건 포함)를 확보하며 글로벌 로봇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IFA 2025에서도 증명된 중국 기술력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보락은 로봇 팔이 달린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을 시연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고, 중국의 드리미는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를 선보였다. 중국 에코백스의 ‘디봇 X11’은 세계 최초로 파워부스트 기술을 적용해 물걸레가 세척되는 3분 동안 배터리를 최대 6%까지 충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뒤늦게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중국 기업들과 비교해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 2025에서 인공지능(AI)과 보안 기능을 강화한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스팀’은 ‘RGB 카메라’와 ‘IR LED 센서’를 탑재해 유색 액체뿐만 아니라 무색 투명 액체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상태를 상호 점검하는 ‘녹스 매트릭스’와 민감한 정보는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저장하는 ‘녹스 볼트’ 기능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의 편의성도 강화했다. 또 통합 보안 시스템인 ‘LG쉴드’를 탑재해 소프트웨어(SW)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데이터를 안전한 상태로 보호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200개가 넘는 로봇청소기 브랜드가 존재한다. 그만큼 내부경쟁이 치열하다”며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제품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시장과 비교해 기술 발전 속도나 경쟁 의식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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