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연휴에도 '서학개미'는 바쁘다...눈 돌릴만한 이 주식 [송현주의 재.밌.돈]
- 증권사, ‘서학개미’ 공략 총력전
환율·세제 변수는 리스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에너지, 소비재 등 핵심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휴장 변수로 관망세가 짙어졌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 대신 안정적인 성장성과 배당 매력을 갖춘 해외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다시 미국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유다. 증권사들도 연휴 기간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해외 투자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뚫고 올라가 3540대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93.38포인트(2.70%) 오른 3549.2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8.91포인트(1.05%) 오른 854.25에 장을 끝냈다.
추석 연휴 뒤 안도 랠리 지속
증시 격언 중 하나는 “추석이 지나면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다. 최근 20여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제로 연휴 전후 주가 흐름에서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 휴장 전에는 대체로 위험 회피 심리로 매수세가 약해지고, 연휴가 끝난 뒤에는 글로벌 증시의 안정된 흐름이 반영되며 단기적 ‘안도 랠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은 연휴와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이 기간 한국 증시는 휴장하면서 투자자들이 소외감을 느끼기 쉬운데, 연휴 이후 국내 시장이 미국 증시의 흐름을 반영해 움직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과거 2017년, 2020년 추석 이후에도 글로벌 훈풍이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 전략에 해당하며, 연휴 이후 곧바로 조정이 나타난 해도 있어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연휴 기간을 틈타 해외 주식 투자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추석 연휴에도 ‘해외 주식 데스크’를 정상 운영하고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한 달간 면제한다. KB증권은 신청일로부터 12개월, 키움증권은 24개월 동안 온라인 수수료를 0.07%로 낮췄다. 현대차증권은 연말까지 해외 주식을 1000만원 이상 거래한 VIP 고객 50명에게 매월 해외 우량주를 제공한다.
이 같은 경쟁은 해외 주식 거래 증가세와 직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9곳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2025년 6월 말 기준 4567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105%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 입장에선 수수료 수익 확대뿐 아니라 고객 기반을 넓힐 기회로, 연휴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서학개미들이 담는 해외 종목군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AI와 전기차 등 기술주, 배당 안정성이 돋보이는 에너지·자원주, 꾸준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리츠·인프라주,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한 소비재·헬스케어주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덕분에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 애플·MS·아마존·알파벳 등 ‘빅테크 4대장’은 여전히 안정적 성장주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 고평가 논란이 잦아 단기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당 매력이 큰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어 장기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리츠(REITs)인 리얼티인컴과 데이터센터 리츠 에퀴닉스, 인프라 투자의 대명사 캐터필러도 연금·기관 자금의 선호 종목으로 꼽힌다.
해외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환율과 세금이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커진다. 세금 문제도 만만치 않다. 배당소득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은 투자자 수익률을 잠식할 수 있어, 거래 빈도와 금액에 따라 세후 수익률을 따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단순히 국내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무작정 해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장기 분산 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하지만, 단기 쏠림을 피하고 장기적 분산투자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에 자금이 집중돼 있지만 9~10월에는 금융·산업재 등에서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선진국 주식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하반기 시장은 경기 민감주냐 성장주냐의 이분법적 구분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며 “미국 인프라 법안과 정책 지원 여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업종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국내 투자자라면 해외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20~30%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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