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직장 상사의 딸 결혼식에 부하 직원들이 전통 혼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마꾼'으로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논란의 불씨가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냐 직장 갑질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전의 한 공원에서 코레일 소속 본부장 A씨 자녀 결혼식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혼식은 전통 혼례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행사에서 A 씨의 부서 소속 직원들은 신부가 탄 꽃가마를 메는 가마꾼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결혼식에 동원된 4명의 가마꾼은 모두 A 씨 부서의 부하 직원들이었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을 왜 사적인 행사에 동원하느냐", "한국가마꾼공사냐"는 등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A 씨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며 "좋은 뜻에서 함께한 행사"라고 해명했지만 내부 직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자발적인 참여였다'는 해명 글도 올라왔는데, 그게 사실이라도 상급자가 오히려 만류해야 했다는 직원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한 직원은 "자발적이었다 해도 상급자가 나서서 말렸어야 할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뉴스1을 통해 "과연 본부장이 아니었다면 그런 걸 자발적으로 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며 "위계로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런 건 스스로 지양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종선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긴 것"이라며 "갑질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조직 문화가 남아 있는 것 같고, 공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지난 25일 사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 경영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부 노무법인에 감사를 의뢰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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