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한국에서 열리는 커피 축제들을 아시나요 [심재범의 커피이야기]
- 강릉 커피축제-영도 커피 페스티벌 등 대형 축제들의 파급효과 주목
개선점 잘 보완해 소비 및 문화 활동 증진 계기 되길

이 페스티벌은 민간 차원의 소규모 지역 커피 축제였다. 지자체들과 연계해 더 규모가 큰 대형 커피 축제들의 경우 훨씬 더 광범위한 인기를 얻기도 한다. 국내 주요 커피 페스티벌들을 살펴보고 축제의 의미와 개선점 등을 살펴봤다.
강릉 – 커피 도시의 시작
강릉 커피축제는 강릉과 강원도의 커피 인프라를 바탕으로 2009년 시작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관 합동 커피 축제다.
2009년 첫 개최 이후 매년 가을, 강릉 커피축제는 안목해변을 중심으로 커피와 문화가 교차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커피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강릉 커피축제에 약 44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단일 커피 축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박이추 바리스타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 ‘보헤미안’을 포함한 1세대 로스터리 카페들이 중심이 돼 활동하는 강릉 커피축제는 중장년층의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에는 강릉 아이스링크에서 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지부와 협업으로 국가대표 바리스타 선발전을 공동개최해 전국적인 스페셜티 커피인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릉 커피축제의 2023년 기준 방문객은 28만명, 방문객의 총 지출액은 37억원, 생산유발효과는 161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릉시는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상권의 매출 증가와 관광유입을 전략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특히 강릉 커피축제는 국내 커피 축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커피 도시를 상징하는 지역적인 특성을 잘 발현시켰다. 다만 지역 커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세대의 특징을 적용하지 못하고, 중장년층 위주로 행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영도 – 항구에서 커피 도시로
부산 영도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이제 4회째를 맞은 신생 축제지만, ‘커피 도시 부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부산시의 커피에 대한 진심을 잘 보여주는 커피 페스티벌이다.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의 문화 및 산업에 대한 복합적인 접근을 지향한다. 특히 한국에 수입되는 커피 생두의 대부분이 부산항에 입항한다는 점에서 영도 커피 페스티벌의 복합성이 잘 표현된다.
올해 페스티벌은 5월 23일, 아미르공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150여 개 부스, 80개 업체 참여, 해외 10개국 21개 업체들이 초청되며 약 1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단순히 커피를 체험하고 마시는 축제 이외에도, 산업 전시회이자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으로 기획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산시와 영도구는 매년 약 5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며, 영도를 ‘글로벌 커피도시’로 재정의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광객 수익뿐 아니라, 커피 관련 창업, 제조, 유통을 아우르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가치 창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 문화와 산업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지역 기반 업체 모모스커피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인프라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향후 개선을 기대한다.

연희 – 스페셜티 커피의 도시적 실험
지난 4월 첫 주말에 개최된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매뉴팩트 ▲디폴트밸류 ▲로우키와 같은 전국구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다크에디션 ▲비전스트롤 ▲커피가게동경 ▲프로토콜 ▲룩백과 같은 쟁쟁한 독립 로스터리들이 연합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지역기반 베이커리 피터팬 ▲한국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사랑하는 불랑제리 폴앤폴리나,▲디저트 전문점 돌파운드 ▲에브리띵베이글 ▲프렌치셰프가 운영하는 식료품점겸 원테이블 식당 블루레시피가 연합 개최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지역 기반 독립 커피 페스티벌로 인기를 얻었다.
한국 최초의 민간 지역 커피 페스티벌의 성공에는 ▲실력 있는 업체들의 과감한 협업 ▲국가대표 바리스타의 특별 레시피 시연 ▲프렌치셰프와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선보이는 스페셜티 커피와 프렌치코스의 페어링 ▲카페 드로잉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체험 수업 ▲커피 칼럼니스트와 함께 하는 큐레이션 커피 투어와 같은 특별 프로그램과 스탬프 투어를 마친 방문객에게 페스티벌 한정 드립백 세트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게릴라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뒀다.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대형 행사장 없이 커피와 음식을 매개로 도시를 걷는 산책형 축제로 자리를 잡았고 ▲메종 ▲디에디트 ▲아이즈매거진과 같은 온오프라인 트렌드 매체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소규모 독립 커피 페스티벌의 경우 커피와 푸드 업체들의 진정성과 실력을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소규모 축제인 만큼 일부 매장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져 불편을 겪는다거나 구도심의 특성상 주변의 편의 시설이 부족한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기반 상권 붕괴의 시대에 스페셜티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커피 페스티벌들은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내 커피 축제가 발전을 거듭해 확장성, 대중성, 편의성이라는 개별 과제를 잘 극복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와 문화 활동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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