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로봇 시장, 연평균 13.1% 성장 전망
품질 보장·효율적 매장 운영·안전성 등에 수요 ↑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외식업계가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서비스 품질 표준화 요구 등으로 고민하는 가운데 로봇을 통한 ‘자동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주방과 홀에 다양한 로봇을 도입하며 점주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최근 인건비로 외식업자들이 시름하고 있는 만큼 비용 절감이 가능한 조리 로봇 도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계 푸드 로봇 시장 규모 전망. [자료 MarketandMarkets, 삼일PwC경영연구원] 한화, 피자·파스타·우동 등 외식 자동화 ‘속도’
삼일PwC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조리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약 19억달러에서 연평균 13.1%로 성장해 2026년 약 4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역시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고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어 외식업계의 자동화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푸드테크 전문 계열사인 한화푸드테크는 최근 서울 종로구에 자동화 외식 브랜드 ‘유동’ 매장을 열었다.
기존에 기계로 만들던 즉석 우동을 유동에서는 로봇이 직접 조리한다. 대부분의 조리 과정을 자동화해 인건비를 아끼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유동에서 파는 우동의 금액대는 ▲옛날 우동 2000원 ▲유부 우동 4000원 ▲소고기 우동 6000원으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유동은 다양한 푸드테크 개발과 활용을 위한 실험적 성격의 매장”이라며 “가격이 저렴한 만큼 고객 반응이 나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을 비롯한 자동화 매장 운영의 궁극적 목표는 무인 자동화”라면서 “현재 유동의 사업 확장 계획은 없지만 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정보 등을 뷔페 등 타 브랜드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를 통해 그룹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푸드테크(Food+Technology)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한화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적극 협업해 오는 2027년 460조원 규모로 성장할 푸드테크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화푸드테크는 김 부사장 주도로 지난해 3월 미국의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 피자(Stellar Pizza)’를 인수했다. 작년 4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조리 로봇을 도입한 실험 매장 ‘파스타 X(Pasta X)’를 열었다.
한 bhc치킨 매장에서 가맹점주가 튀김 로봇인 ‘튀봇(TuiiBot)’을 활용해 치킨을 만들고 있다. [사진 bhc치킨]치킨업계 “로봇 도입 가맹점주 만족도 높아”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21년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교촌치킨 전용 조리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교촌에프앤비 교육 연구개발(R&D) 센터인 정구관과 전국 물류센터, 25곳의 가맹점 등에서 조리 로봇을 사용 중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리 로봇을 도입하게 됐다”라며 “가맹점주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혼자 근무하다 보면 매뉴얼을 준수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 로봇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bhc치킨은 지난해 LG전자 사내벤처와 튀김 로봇인 ‘튀봇(TuiiBot)’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매장 설치를 시작해 현재까지 전국 24개 매장에 튀봇을 도입했다.
bhc치킨이 튀봇 도입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튀김 과정의 자동화로 기름 털기 등 단순 반복 작업이 줄며 주문 피크타임 대응이 수월해지고 인건비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 열기 배출 시스템으로 냉방비가 줄어든 부분 등에서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bhc치킨은 튀봇 도입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덜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증가로 인한 수익 악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본다.
롯데리아 서울대입구역점에서 직원이 자동 튀김 조리 로봇 ‘보글봇’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사진 롯데GRS]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는 국내 로봇 키친 스타트업 ‘에니아이’(Aniai)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해 2월 롯데리아 구로디지털역점에 햄버거 패티를 자동으로 구워주는 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했다. 올해 2월에는 편의성·안전성·속도성 등을 개선한 알파그릴을 재배치했다.
롯데GRS는 작년 3월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네온테크’와 협약을 맺고 현재 자동 튀김 조리 로봇 ‘보글봇’을 서울대입구역점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조리 자동화 기기 도입으로 매장 인력 운영 효율성이 더욱 개선될 거라고 기대한다”라면서도 “아직 전 지점으로 로봇 도입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매장에서 조리 로봇을 사용한 지 2년 차밖에 되지 않아 도입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년에 걸친 시범 운영을 통해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초 서울 강남구에 전략 매장인 ‘맘스터치 선릉역점’을 열며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최초로 ‘비프 패티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선릉역점은 직장인과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이다. 비프버거 패티 조리 자동화를 통해 점심시간 등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제품 서비스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맘스터치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 및 유관 업계와의 협업 등을 통해 서비스 시간을 단축하면서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방 자동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점진적 자동화에 대해 긍정적인 의지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면서도 “적용 매장이나 구체적인 시점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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