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너도나도 하이브리드...‘과도기’ 앞에 놓인 소비자들
- [하이브리드에 빠진 한국]②
HEV 신차 쏟아 지지만 고민 요소 여전해
“선택의 기로...韓·日 차량은 좋은 선택지”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다채로워진 선택지만큼, 각 모델의 특성과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도 커졌다. 연비 성능은 물론 구동 방식, 배터리 보증기간 등이 차량마다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HEV 쏟아내는 자동차 업계
HEV의 출시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현대차는 오는 8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팰리세이드를 북미에 출시, 토요타가 차지하고 있는 대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아의 주포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국내 SUV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단단히 다진 주역이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올 초만 해도 대기기간이 16개월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듯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호조에 힘입어 총 9만4538대가 팔리며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다.
KG모빌리티(KGM)도 하이브리드차에 진심이다. 지난 3월 토레스 하이브리드에 이어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KGM의 두 번째 전동화 SUV인데, 지난달 주요 사양과 가격이 공개됐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현대차·기아가 사실상 HEV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이번 신차 공개로 KGM은 소비자에게 더욱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도 숨은 보석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6월 내수 5013대, 수출 3555대 등 총 8568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4098대로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 판매량의 약 90%인 3669대가 직병렬 듀얼 모터 구동 시스템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E-테크(Tech) 모델이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는 해외 브랜드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아우디코리아는 중형 세단 A5와 SUV Q5의 신형 모델을 국내에 선보인다. A5는 아우디가 새로 개발한 내연기관·PHEV 전용 플랫폼 ‘프리미엄 플랫폼 컴버스천’(PPC)을 최초로 적용한 세단으로, 디젤 차량 최초로 고효율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 시스템을 탑재했다. Q5 역시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첫 SUV다.
BMW는 전기차로의 일괄 전환보다는 내연기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차를 동시에 운영하는 ‘다중 파워트레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동일한 차종에 다양한 구동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과 효율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동화 모델 역시 BMW 특유의 디자인과 주행 감성을 그대로 이어가며, 브랜드 일관성과 만족도를 모두 챙긴다는 입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칼을 갈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초 E-클래스의 고성능 PHEV 모델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를 출시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차는 크게 풀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차’ 하면 떠올리는 HEV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이 번갈아 작동하며 주행 중 자체 충전을 통해 배터리를 유지한다. 외부 충전이 필요 없어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
PHEV는 더 큰 배터리를 장착해 전기만으로 수십 km 주행이 가능하며, 콘센트나 충전소를 통해 별도 충전이 필요하다.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면서, 배터리가 소진되면 내연기관이 이를 보조한다.
가장 단순한 구조인 MHEV는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수준으로, 전기 단독 주행은 불가능하다. 대신 출발 시 가속을 보조하거나 회생제동으로 연비를 조금 더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급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나 유럽 프리미엄 세단에서 흔히 쓰인다.
하이브리드차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유지비가 낮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전기모터, 고전압 배터리, 인버터 등 특수 부품이 포함되면서 사고나 고장 시 수리 비용은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 교체 비용은 차종에 따라 수백만원대에 달한다. 일부 모델의 경우 10년 혹은 16만km까지 제조사 보증이 제공되지만, 보증기간을 넘기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고전압 시스템을 다루기 때문에 일반 정비업체에서는 수리를 꺼리는 경우가 많고, 전동화 인증 정비소나 브랜드 전용 서비스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제약도 있다.
부품 단가 역시 일반 차량보다 높다. 인버터, 쿨링 시스템, 전력 컨버터 등 전기 시스템이 통합돼 사고 수리나 부품 교체 시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단순히 '연비'가 높다는 이유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매 전 보증 조건, 정비 인프라, 운전 패턴과의 적합성까지 꼼꼼히 따져보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는 이른바 ‘캐즘’이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는 자연스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과도기 모델’로서의 하이브리드가 다시 중심에 선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리드차를 고려한다면, 한국과 일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현대차와 토요타는 유럽이나 미국산 모델에 비해 기술 완성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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