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컵빙수 예상보다 더 잘 돼…알바생에 죄송” [이코노 인터뷰]
- 이호민 메가MGC커피 마케팅실장 인터뷰
‘파르페’ 4종 누적 판매량 500만개 돌파…분당 45개 팔려
“개발·마케팅·디자인 함께 한 ‘내 새끼 프로젝트’의 힘”

컵빙수 열풍을 주도한 건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다. 지난 4월 30일 메가커피가 여름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팥빙 젤라또 파르페’와 ‘망빙 파르페’는 출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뜨거운 1인 컵빙수의 인기에 메가커피는 지난달 6일부터 ‘팥빙팥빙 파르페’와 ‘팥빙 초코 젤라또 파르페’ 등 신메뉴 2가지를 추가했다. 파르페 4종의 합산 판매량은 지난 16일 기준 500만개를 넘어섰다. 분당 45개씩 판매된 셈이다.

“일명 ‘컵빙수’라 불리는 파르페 시리즈는 많은 고민과 오랜 준비를 거쳐 나온 제품입니다. 기획 의도대로 개발되면 대박이 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됐죠.”
파르페 시리즈의 개발과 마케팅을 이끈 이호민 메가MGC커피 마케팅실장은 “출시 전 팥빙 젤라또 파르페와 망빙 파르페 2종을 합해 100만개 정도 팔릴 거라고 봤다”면서 “이달 이례적으로 빙수 메뉴가 판매량 상위 5위 안에 들며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됐다”고 전했다.
1인용 빙수를 낸 계기에 대해 이 실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시장의 흐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원래 빙수는 비싸도 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음식이었는데, 최근 10만원을 훌쩍 넘는 호텔의 고가 빙수가 유행하며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의 대명사가 됐다”며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이 된 빙수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메가커피는 음료처럼 컵에 담아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저렴한 컵빙수를 만들기로 했다. ‘팥 젤라또’로 메가커피만의 특별함도 더했다.
컵빙수 출시를 결정한 뒤 메뉴를 개발하는 6개월 동안 이 실장은 “4400원이라는 가격에 맞춰 맛과 양, 메가커피만의 특별함을 모두 갖춘 제품을 만드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객이 메가커피에 기대하는 가격이 얼마일지를 고민하면서 시장 조사를 많이 했다”면서 “고심 끝에 ‘메가커피다운’ 가격은 4400원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재 대부분의 국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1인 빙수를 출시했는데 아직 팥 젤라또 등 메가커피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은 없다고 본다”며 “오래 고민하고 준비한 만큼 고객의 반응도 폭발적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컵빙수의 ‘메가 히트’ 비결로 이 실장은 메가커피의 독특한 조직 구성을 꼽았다. 메가커피는 마케팅실 산하에 연구개발(R&D)팀과 마케팅팀, 디자인팀을 두고 제품 개발 초기부터 상품기획자와 마케팅 담당자,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해 신메뉴를 완성한다. 일명 ‘내 새끼 프로젝트’다.
“3년 전 메가커피에 합류하면서 기존에는 분리된 상태였던 R&D·마케팅·디자인팀을 통합했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 때 출시 후 정말 잘 팔릴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개발팀에서 만든 남의 아이(새끼)가 아니라 처음부터 같이 고민하며 만든 제품이라면 진심으로 애정을 담아 마케팅할 수 있을 거라고 봤죠.”
이 실장은 “신메뉴가 나오기까지 보통 5~6개월 정도가 걸린다”면서 “개발 기간 내내 마케팅팀은 상품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디자인팀은 제품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주고 홍보물을 만들지를 함께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상품을 개발하는 동안 계속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의 특성과 가격대, 디자인, 마케팅 방향 등을 여러 담당자의 관점에서 논의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새로 내놓는 메뉴마다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예상을 뛰어넘은 컵빙수의 인기에 웃지 못할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생성됐다. 약 1~2분이면 완성되는 커피 등 일반 음료에 비해 컵빙수는 얼음을 갈고 각종 토핑을 추가하는 등 제조 과정이 복잡해서 만드는 데 10분 넘게 소요된다.
컵빙수 수요가 폭증하자 일부 메가커피 매장 직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문 한 개만 들어와도 눈물 닦는 데 5분 걸린다’ ‘아르바이트생(알바생)의 눈물이 섞여 짜다’ 등의 글을 올리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메가커피 신메뉴는 만들기 너무 힘들다”면서 ‘메뉴 개발팀이 악랄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실장은 “메가커피 알바생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일하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제조하기 어려운 메뉴를 계속 낸다는 건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매년 제조법을 간소화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할 정도로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며 “컵빙수 등 디저트 메뉴의 경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넣는 재료가 많다 보니 커피 제조보다는 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컵빙수 개발 과정에서도 레시피가 복잡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6개월 동안 한 단계라도 제조 과정을 줄이기 위해 고민했다”면서 “컵빙수가 이렇게까지 많이 팔릴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는데 본의 아니게 알바생을 힘들게 만들어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이사도 ‘컵빙수 대란’을 신기해하면서도 매장 직원의 고충과 품절로 인한 고객 불편을 우려한다”며 “힘들어도 위생상 눈물은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가커피를 시작으로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국내 주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노티드 등 베이커리 업체도 속속 1인 빙수를 출시하며 컵빙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실장은 “메가커피의 컵빙수와 유사한 제품이 많이 출시되며 전국 어디서나 컵빙수를 볼 수 있게 돼 굉장히 뿌듯하다”면서 “메가커피가 컵빙수를 최초로 만든 건 아니지만 저가 빙수 문화를 형성해 전반적인 빙수 가격을 낮추는 데 이바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가커피를 어떤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지 묻자 이 실장은 “일방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보다는 고객과 계속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며 “메가커피가 잘하고 고객이 좋아하는 부분을 찾아서 강화하는 데 힘을 쏟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성비 높으면서도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노력한다”면서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고, 편안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메뉴로 고객이 자주 찾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메가커피는 앞으로 인기 아이돌이 참여하는 ‘메가콘서트’나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하는 ‘SMGC캠페인’, 게임 브랜드 ‘원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메뉴와 굿즈(MD) 출시 등 협업 대상을 확대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실장은 “파르페 시리즈는 8월 이후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 겨울 신메뉴 개발까지 끝났는데 8월 초 선보일 신메뉴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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