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젠지 세대에게 외면 받는 MMORPG 장르, 그 이유는?[서대문 오락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젠지 세대는 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지칭합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성장한 특징을 가지고 있죠. 게임과 함께 큰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젠지 세대가 잘 하지 않는 게임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MMORPG 장르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의 젠지 세대는 ‘로블록스’와 같은 샌드박스 장르나 ‘발로란트’와 같은 FPS 장르를 더 선호합니다.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MMORPG는 사실상 뒷전이죠. 현재 PC나 모바일 MMORPG를 먹여살리고 있는 이들은 3040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물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여전히 매출 상위권을 MMORPG 장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MMORPG 장르가 왜 돈이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MMORPG의 기본은 ‘성장’입니다. 사냥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고 장비를 강화하고 레벨업을 합니다. 이렇게 성장시킨 캐릭터를 활용해 유저들은 더 높은 등급의 던전 등을 공략하고 다른 유저와 PVP를 즐깁니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게임사들은 수많은 비즈니스모델(BM)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을 크게 올리고 있는 거죠. 이러한 BM 개발에 있어 독보적인 게임사가 바로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입니다.
3040세대, 즉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PC방 시절을 겪었던 세대로 ‘바람의나라’부터 시작해 ‘아이온’, ‘와우’ 등 수많은 MMORPG를 거쳐온 세대입니다. 당연히 MMORPG 장르에 익숙합니다. 한 게임에 오랜시간 공을 들여 캐릭터 성장에 대한 보상을 얻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면 1020세대인 젠지 세대에게 MMORPG는 익숙한 장르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MMORPG는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의 유산일 뿐입니다. 특히 게임에 오랜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익숙치 않습니다. MOBA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나 발로란트와 같은 FPS 장르 게임이 훨씬 익숙합니다. 이런 게임들의 특징은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누구보다 형평성을 중시하는 그들에게 있어, 과금 여부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이 달라지는 방식은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틱톡, 쇼츠 등 숏폼콘텐츠가 유행하는 현 시대에 호흡이 긴 MMORPG 장르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게임사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자동사냥’입니다. 과거 PC게임 시절에는 유저들이 직접 일일이 컨트롤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켰다면 요즘은 자동사냥을 통해 캐릭터가 알아서 성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의성에도 불구, 젠지 세대들은 MMORPG 장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복사냥 자체가 지루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대규모 전투 등을 강조해왔던 전통적 RPG 장르는 과거와 달리 점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대신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강조한 수집형 RPG 등의 장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원신’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최근 흥행에 성공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경우 오히려 PVP 콘텐츠 등 경쟁적 요소를 없앤 것이 오히려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단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모든 콘텐츠가 게임과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합니다. 특히 숏폼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써야하는 게임 콘텐츠가 점차 밀려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는 MMORPG장르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가 바로 젠지 세대인 것이고요.
그렇다면 MMORPG 장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아마 과거와 같은 대중적인 게임 장르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전장을 통한 치열한 전투 및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은 존재합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과금요소가 큰 MMORPG 장르를 완전히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높은 과금방식으로는 오랜기간 유저들을 잡아두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적당한 과금과 제대로 된 성장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참신한 게임이 출시돼 MMORPG 장르의 수명을 더 연장시켜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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