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보험사 '자본 규제' 여파…보험료 인상·상품 축소 등 '계약자 부담' 커진다
- 킥스 비율 하락 방어 위해 14조 자본증권 발행...연 이자만 1조
자본 부담 큰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보험료 인상까지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경과조치 적용 전)은 2023년 말 214.0%에서 올해 3월 말 184.2%로 약 29.8%포인트(p) 하락했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자본)을 요구자본(부채)으로 나눠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얘기다.
킥스 비율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는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하와 2024년부터 금융당국이 시행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규제가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미래 보험금 지급액(부채)이 급격히 증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p 하락하면 킥스 비율은 약 25~30%p 하락한다. 여기에 할인율 현실화 규제가 겹치면서 보험사들은 14조원 가까이 자본을 투입하고도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킥스 비율 하락 방어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을 14조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러면 이자 비용만 연간 1조원에 달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러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적용 속도 조절과 유연성 확보에 나섰다. 킥스 비율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고, 할인율 적용 방식과 로드맵 전반에 대해 유관기관과 TF를 구성해 보완 논의를 시작했다.
문제는 이런 자본조달 부담이 소비자 피해와 장기투자 위축이라는 부작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킥스 비율 방어에 유리한 상품군 중심으로 판매 라인업을 재편 중이다. 특히 보험부채 증가와 자본 부담을 우려해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연금보험을 비롯한 저축성보험은 보험사 회계장부에서 '부채'로 인식된다. 만기 때 이자를 더해 보험금으로 돌려줘야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저축보험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생명보험사들의 올 1분기 연금보험 수입보험료는 5조7003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 6575억원) 대비 14%나 감소했다.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 라인업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초회보험료 역시 4조5905억원에서 3조9617억원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입할 수 있는 상품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외에 추가 노후소득을 마련하려는 중산층·고령층의 가입 기회가 제한될 수 있는 셈이다.
일부 보험사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투자수익률 하락을 반영해 보험료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 등 주요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최대 5~10% 인상했다.
보험사의 자본 부담 심화는 장기투자 기능에도 부정적이다. 보험사는 전통적으로 인프라 개발, 대체투자 등 장기투자자 역할을 해왔지만, 자본 규제 강화로 이런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규제에 나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보험사가 안정적인 자본 운영을 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함"이라면서 "하지만 보험사들이 자본부담에 결국 상품군을 축소하고 보험료를 올리는 등 소비자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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