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퉁과의 전쟁]①
온·오프라인서 판치는 짝퉁 물품
당국·기업들 관련 절차 강화 추세

검증은 필수...24시간 모니터링·AI 도입까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전담인력을 채용하고 24시간 전과정을 모니터링하며 짝퉁 차단에 나서고 있다. 첨단 인공지능(AI) 기술로 상품의 가격을 분석해 짝퉁 가능성을 예측하며, 제품 이미지 등도 분석해 진품 여부를 판별한다. 쿠팡은 짝퉁 등록 빈도가 높은 상품의 경우 등록 전 판매자 유통 이력까지도 확인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7월 패션 플랫폼 최초로 ‘무신사 지식재산권 보호위원회’를 발족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입점 브랜드뿐만 아니라 업계 전문가, 일반 고객 등 누구나 지식재산권 침해 및 디자인 도용 신고를 할 수 있는 ‘무신사 안전거래센터’ 홈페이지도 별도로 개설했다.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도 전담부서에서 매일 업로드되는 상품을 모니터링해 상표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상표권 침해 요소가 발견되면 해당 상품은 즉시 삭제된다. 병행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짝퉁 판매 이력이 없는 곳만 선별해 보수적으로 입점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직매입·협력업체 제품의 ‘짝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이마트는 최근 짝퉁 차단을 위한 관리·감독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현재 이마트는 직매입 상품을 매장으로 투입하기 전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로부터 상품 검수를 받고 있다. 협력업체가 판매하는 병행수입 상품의 경우도 TIPA 검수 과정에서 진품 판정을 받은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의류 협력사와만 거래를 하고 있다. 특약 업체 의류를 판매할 경우에는 한국명품감정원에 의뢰해 정품 인증을 받은 의류만 취급해 판매 중이다.
기업들이 짝퉁과의 전쟁에 나선 것은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21~2024년)간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무역범죄로 적발된 건수는 363건, 규모는 1조3396억원에 달한다. 지식재산권 침해 범죄는 ▲외환사범(자금세탁·가상자산 이용 환치기 등) ▲관세사범(밀수입·관세포탈 등) ▲대외무역사범(국산둔갑 허위표시·불법수출 등) 다음으로 많이 적발되는 위법행위다.
올해도 관련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연초 부산세관은 가방·의류 등 시가 200억원 상당의 중국산 짝퉁 제품 1만여점을 밀수입해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한 업체 대표 A씨를 관세법·상표법 관련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짝퉁의 상당수는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지난 3년(2021~2023년)간 통관 단계에서 적발한 짝퉁 건수는 22만320건이다. 이 가운데 20만9977건이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관 단계에서 적발된 짝퉁의 95%가 중국산이라는 얘기다.
관세청이 적발한 중국산 짝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방류다. 해당 품목의 짝퉁 적발 건수는 3만5008건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발류(1만7096건), 의류 및 직물(7817건) 등의 순이었다.
더 큰 문제는 짝퉁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품과 식별이 쉽지 않아 세관 통관 단계에서 짝퉁을 잡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허청이 4월부터 정부대전청사에서 위조품 팝업 전시장을 설치·운영하기 시작한 이유다. 해당 팝업에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압수한 위조품과 진품이 함께 전시돼 있다. 명동·동대문 등에서 압수한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롤렉스·파텍 필립 등 모두 고가의 브랜드다. 앞으로 특허청은 2~3개월 단위로 전시물을 교체할 예정이다.
짝퉁은 정교함에 더해 유통 채널도 예전보다 더 다각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성장과 해외직구 활성화 등의 영향이다. 이에 특허청은 올해 11월까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특허청의 이런 조치는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특허청은 지난해 쿠팡과 협력해 디자인 침해 물품 판매 게시물 31건을 삭제했다. 관세청 역시 해외직구 악용 범죄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매년 짝퉁 집중단속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기업 및 관계당국의 노력에도 짝퉁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코서치(Corsearch)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짝퉁 거래액이 1조7900억달러(2573조30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23년과 비교시 75% 늘어난 수치다.
기업들도 짝퉁 원천 차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있는 상품을 식별해 완벽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이 짝퉁 구매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 등도 기업들의 노력과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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