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새 정부 출범…중금리 대출 확대, 금융 포용성 회복 열쇠일까 [스페셜리스트 뷰]
- 고금리·저신용 악순환 끊을 핵심 수단으로 부상
영국·미국·EU, 대안신용·보증·인센티브 적극 활용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은 왜 낮은가
국내 금융사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반면 신용대출 비중은 30% 수준이며, 중·저신용자의 은행 신용대출 이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5년 2월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약 181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예금취급기관(은행, 저축은행 등)의 가계대출 잔액만 약 974조원에 이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2025년 2월 한 달 동안 3조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중 ▲고신용자 비중은 82.1% ▲중신용자는 16.5% ▲저신용자는 1.4%다. 이처럼 국내 가계대출 시장에서는 신용평점이 낮을수록 은행권 대출 접근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이 재무건전성을 중시하는 대출 정책을 강화하며 더욱 심화됐다. 특히 2022~2024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은행과 저축은행 모두 보수적 대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저신용자,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은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신용대출 구조의 경직성은 ▲금융사 내부의 보수적 위험관리, 금융감독당국의 대출총량 규제 ▲국제결제은행(BIS)의 강화된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담보가치 하락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주택이라는 담보확보에 따른 채권보존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금융사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안전한’ 대출상품으로 인식한다.
반면, 신용대출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높아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곧 금융 포용성 약화로 이어진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
2025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는 인하됐으나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대를 유지했다. 2025년 2월 말 기준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금리는 6.63%로, 2024년 12월 말 6.49%에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고, 인하 폭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2025년 3월 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중 금리가 6% 이하인 대출 비중은 약 86%로 연초 72% 수준에서 확대됐다. 반면 신용도가 낮아 6%를 초과하는 대출 비중은 2025년 1월 28.5%에서 올해 3월에는 13.9%로 급감했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 부실 위험을 우려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의 경직성은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외에도 예대율 규제, BIS 비율 등 건전성 규제와도 맞물려 있다. 은행권은 예금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부실채권의 위험관리와 대출 한도 규제 때문에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연체율 상승 우려로 추가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구조가 고착됐다. 국내 대출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글로벌 금융시장과도 연동된다. 2024~2025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등 대외 변수도 은행권 대출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환경에서 국내 금융사들은 보수적 대출 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한 금융 사각지대 확대로 이어진다.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의 은행 신용대출 이용률은 5% 미만에 불과하며, 2금융권 및 비제도권 금융 이용률은 30%를 넘는다. 연체율 상승은 금융사 건전성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대출 심사 강화 및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더욱 악화한다. 2024년 4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은 6.01%로, 2023년 동기(4.29%) 대비 1.72%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 취약계층의 확대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고금리 대출 의존→가계부채 질 악화→신용불량자 증가→사회적 양극화 심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며, 사회적 비용을 더욱 증가시킨다.
사회적 비용은 단순히 금융 부실에 그치지 않는다. 고금리 대출 의존은 가계의 소비여력 위축, 내수 경기 둔화 등 경제 전반에 나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청년·고령층·플랫폼 노동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빈곤화, 빈곤의 대물림 등 장기적 부정적 효과가 누적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비용은 다음의 4가지 측면에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고금리 대출 의존도와 가계부채 질 악화가 발생한다.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게 되면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상환 부담이 증가한다. 이는 신용불량자, 연체자 증가로 이어지며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둘째, 내수 경기 둔화 및 경제 전반에 걸친 부정적 영향이 파급된다. 고금리 대출 상환의 부담은 가계의 소비여력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부진을 가져오고, 경제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금융사의 부실이 확대되면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크게 위협받는다.
셋째,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의 대물림 문제가 발생한다. 청년·고령층·플랫폼 노동자 등 금융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출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빈곤화가 심화되어 빈곤의 대물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어 계층간 기회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넷째, 사회적 신뢰 저하 및 복지 비용 증가를 가져온다. 금융 포용성 저하는 사회적 신뢰 약화, 정책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신용불량자 증가, 복지 수요 확대 등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지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영국은 ‘크레딧 빌더’(credit builder) 대출을 도입해 신용이 낮은 계층이 소액·단기 대출을 통해 신용점수를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2019~2023년 영국의 크레딧 빌더 대출 이용자 중 60%가 1년 내 신용등급이 1등급 이상 상승했다. 미국은 커뮤니티 뱅크와 핀테크 기업이 협업해 ▲대안신용평가 ▲비금융정보 활용 ▲온라인 대출 플랫폼 등을 통해 금융 포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신용평가 혁신 ▲데이터 연계 ▲보증 확대 ▲맞춤형 금융교육 등 다각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금융 포용성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각국 금융기관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하고 포용금융 우수기관에 ▲세제 혜택 ▲규제 완화 ▲정부 보증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23년부터 ‘지역 금융기관 포용금융 평가제’를 도입해 지방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실적에 따라 정부 보증 비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영국·미국·EU·일본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와 대안신용평가의 적극 도입을 통해 낮은 금융 이력자도 저렴한 금리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토록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둘째, 핀테크 업체와 전통 금융사 간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토록 디지털 금융 규제 개선, 데이터 결합 제도 활성화라는 혁신환경 조성이 제공된다.
셋째, 정부의 보증 및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중금리 차주를 위한 민간 부문의 맞춤형 대출상품 출시가 확대되고 있다. 넷째, 금융사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하고 우수업체에 한해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보증 지원 등의 정부 인센티브가 뒤따르고 있다.

중금리 대출, 1·2금융 잇는 ‘틈새시장’…대출 공급 확대
중금리 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7~15% 수준의 이율로 공급되는 대출상품이다. 은행의 저금리 대출과 저축은행·대부업의 고금리 대출 사이의 ‘틈새시장’으로 금융 포용성 확대의 핵심 수단이다. 2025년 정부는 금융권 중금리 대출 공급을 36조8000억 원으로 확대 유도하고 있다. 이는 2024년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중금리 대출은 단순한 상품 공급을 넘어 ▲신용등급 개선 ▲금융 이력 축적 ▲사회적 안전망 강화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유발한다. 특히 중금리 대출을 통해 신용점수를 높인 차주가 이후 저금리 대출로 이동하는 ‘금융 사다리 효과’는 장기적 금융 포용성 강화의 핵심이다. 따라서 중금리 대출 확대는 ▲금융 사각지대 해소 ▲민간 소비 활성화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중금리 대출 확대는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 창출에도 기여한다. 금융 접근성이 높아지면 중·저신용자도 합리적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생계·사업·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금리 대출의 수요와 공급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 중금리 대출 정책 상품인 햇살론, 사잇돌 대출 등은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로 중금리 대출이 필요한 차주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은 대출총량 규제에 막혀 확대에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금리 대출에 대한 실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증거는 도처에서 확인된다. 제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이 최근 1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금융사의 대출 공급 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대출 공급 구조가 담보대출 위주에서 신용대출·중금리 대출로 다변화돼야 한다. 금융사 대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는 ▲금융사 수익구조 안정화 ▲위험 분산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 지원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신용평가모형의 고도화와 비금융정보(통신비, 공과금 등) 활용 확대는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의 협력은 데이터 공유, 신용평가 연계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한다. 정부는 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과 협력해 중금리 대출의 보증 비율을 높이고, 민간금융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 금융사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금융감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여전히 높다. 연체율 관리를 위해서는 ▲대출 심사 고도화 ▲상환능력 평가 강화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채무조정 프로그램 확대 등이 필요하다. 특히 신정부는 디지털 금융사의 경우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연체 예측 모형을 도입해 건전성 관리 역량을 강화하도록 민간 금융사를 독려해야 한다.
디지털 금융과 신용평가 혁신을 유도하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 덕분이다. 카카오뱅크는 7개 기관의 가명 결합 데이터 약 3700만건을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이로써, 기존 신용평가모형만으로는 정교한 평가가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와 금융 이력 부족자 등에 대한 적극적 대출 공급이 가능해졌다. 토스뱅크 역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2025년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비중 30.4%를 달성했다.
중금리 대출 확대 위한 정책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책이 준비돼야 한다. 은행권에는 ‘지역 재투자 평가’ 시 중·저신용자 대출 전액을 실적에 반영하는 방안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 평가는 지자체 금고 선정 시 중요한 지표로, 기존에는 새희망홀씨 대출만 포함됐는데 올해부터는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인정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저축은행에는 민간 중금리 대출의 일정 비율(10%)을 예대율 산정 시 제외하는 인센티브 시행이 시급하다. 또 카드사 등에도 중금리 대출 확대 시 신사업 규제 완화 등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저신용 차주 대상의 카드론 공급을 확대하며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 감소를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는 위험한 카드론의 공급 증가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며, 건전성 악화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카드사의 신용등급 하락은 회사채 발행금리를 높여 조달비용 증가를 가져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카드사로 하여금 카드론 차주 대비 상대적으로 우량한 중금리 대출 차주에 대한 대출 공급을 늘리도록 하는 책적 유도가 필요하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중금리 대출 잔액의 10%를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해당 비율을 더욱 높여 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요구된다.
현재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30% 이상이라는 기준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적용되고 있다. 해당 조건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서 우선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은 ▲은행 8.5% ▲상호금융 10.5% ▲카드 13.0% ▲캐피탈 15.5% ▲저축은행 17.5%로 차등 규정되어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상호금융 중금리 대출 금리상한은 10.22%(상반기 10.5% 대비 0.28%p 하락), 저축은행은 17.25%(상반기 17.5% 대비 0.25%p 하락)로 조정된 바 있다. 이로써, 2025년 중 시장금리의 추가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민간 중금리 대출 금리 상한의 추가 인하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2025년 현재 정부는 정책 서민금융 공급 목표액을 전년 대비 1조원 늘어난 11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주요 정책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조기 집행하고, 취약 채무자 소액채무 면제, 청년·취업자 채무조정 강화 등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그런데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올해 안에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대출 한도 상향 ▲대출 심사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의 신속 추진이 요구된다. 또한, 모바일·비대면 대출 창구 활성화 등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정책금융 공급의 확대는 정부 예산과 보증 재원의 확충, 금융기관의 협조 등 다층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재원은 국민행복기금·신용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조달되고 있으므로 2025년에는 이들 기관의 출연금 및 보증 여력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정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2025년 1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평잔 기준)은 평균 3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32.8% ▲케이뱅크 35% ▲토스뱅크 34.3%로 모두 목표치(30%)를 상회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누적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모는 13조원을 넘어섰으며, 2024년 한 해에만 2조5000억원 이상이 공급됐다. 2025년부터는 신규 취급액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돼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저축은행 79개사의 2024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1조2945억원으로, 전년(7조 3934억원) 대비 52.8%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은 2024년 4분기 2조8672억원으로, 2023년 4분기(1조1967억원) 대비 139.6% 급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와 관련 있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23년 말 3.96%에서 2024년 말 3.33%로 0.63%p 하락해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대출 여력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신정부는 저축은행의 겸영 업무 인허가 혜택 등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구체적인 정책 인센티브안 마련을 통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신정부는 민간 중금리 대출에 대한 대출총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민간 금융사의 중금리 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대출총량 규제가 지속되면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고, 금융사들은 위험회피적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금리 대출 취급 금융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금융사에는 ▲신사업 진출 ▲겸영 업무 허가 ▲예대율 산정 등에서 가산점과 규제 완화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저축은행·카드사·상호금융 등 업권별 특성에 맞는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책금융 상품의 신청자격 완화 및 민간 금융사와의 대출상품 연계도 요구된다. 즉, 햇살론, 사잇돌 등 정책 서민금융의 자격 조건을 완화하고, 징검다리론과 같이 성실 상환자를 대상으로 은행권 신용대출 상품 이용 시 우대금리 적용 등 우대조건도 신설해야 한다.
또 신용평가 혁신 및 디지털 포용금융 기조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 ▲비금융정보 ▲대안데이터 ▲AI 기반 신용평가 등 혁신적 평가모형을 적극 도입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모바일·비대면 채널 확대, 디지털 금융교육 등 디지털 포용금융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연체율 관리와 소비자 보호 강화도 필요하다. 중금리 대출 확대와 함께 ▲연체율 관리 ▲상환능력 평가 ▲채무조정 프로그램 ▲금융소비자 보호장치도 강화해야 한다. 정책·민간금융 모두 건전성 관리와 포용성의 균형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는 금융 포용성 회복의 ‘필수조건’이다. 정부·금융감독당국·민간 금융사 모두가 ▲대출 공급 확대 ▲대출공급에 따른 인센티브 강화 ▲신용평가 혁신 ▲소비자 보호 등 다각도의 노력을 병행할 때, 우리의 금융 생태계는 따뜻하고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서지용 교수는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재무관리와 금융산업의 이해 등 재무·금융 부문의 주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15년 넘게 한국신용카드학회에서 활동하며, 중소서민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위원(중소서민 부문)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국민통합위원회의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별위원으로도 참여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금융민생연석회의 산하 금융·주거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서교수는 한국신용카드학회의 학회장, 여신금융협회의 자율규제위원이다. 서교수는 재무·금융부문의 학술연구에도 주력하며, 150편이 넘는 학술논문을 국내외 저명학술지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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