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때 이른 무더위에 패션업계가 여름 시즌을 겨냥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린넨, 시어(Sheer·얇고 가볍고 비치는) 등 통기성이 좋은 소재나 무릎 밑 기장의 ‘버뮤다 팬츠’ 등 반바지 스타일이 여름철 출근룩으로 주목받는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매일 입기 좋은 실용적이면서도 착용감이 가벼운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10일부터 25일까지 이랜드월드의 여성 SPA 브랜드 ‘미쏘’(MIXXO) 공식 온라인몰 ‘미쏘닷컴’에서 ▲테일러드 크롭 반팔 재킷 ▲린넨 와이드 데님 ▲테일러드 오버핏 반팔 재킷 ▲세미오버 시스루셔츠 등의 판매액이 각각 1년 전보다 ▲44% ▲63% ▲19% ▲10% 늘었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 소비자가 본격적인 ‘여름 출근룩’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 아이템의 판매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세미오버 시스루셔츠’다. 시어 소재의 긴팔로 제작돼 실외에서는 자외선 차단 효과, 실내에서는 에어컨 바람을 막는 ‘살안타템’으로 인기를 끄는 상품이다. 

이랜드 미쏘 관계자는 “여름에도 데님을 입고 싶은 고객을 위해 준비한 ‘린넨 와이드 데님’과 클래식하고 캐주얼룩과 오피스룩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테일러드 재킷’ 등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미쏘는 최근 여름 시즌을 겨냥해 프리-바캉스 콘셉트의 ‘뉴시어’(New Sheer) 컬렉션을 선보였다. 

‘소프트 엘레강스’를 테마로 시어, 시스루 크링클, 튤 등 섬세한 소재를 활용해 여성미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시스루 테일러드 자켓 ▲크로쉐 레이스 레이어드 원피스 ▲브이넥 시스루 가디건 등이 대표 아이템이다.

패션 플랫폼에서도 여름용 아이템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통풍 기능을 갖춘 펀칭, 메쉬 소재 의류와 잡화의 거래액은 한 달 사이 최대 432% 불었다. 

남성복 브랜드에서는 반바지가 뜨고 있다. 각 브랜드에서는 긴 여름에 대비해 예년보다 반바지의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공격적인 물량 확대에 나섰다. 색다른 소재와 과감한 패턴을 활용한 신규 반바지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6월 현재까지 남성 반바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신사에서는 최근 한 달간 바지 전체 판매 1위를 디미트리블랙의 ‘버뮤다 데님 팬츠’가 차지했다.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는 남성 반바지 출시를 지난해보다 3주가량 앞당겼다. 초도 물량도 전년보다 30% 이상 늘려 출시했다. 대표 반바지인 ‘가먼트다잉 버뮤다 숏’은 올해 2가지 컬러를 추가로 기획했고, 물량도 2배 이상 늘려 6월 주력 제품으로 선보인다. 

‘플리츠 릴랙스 숏팬츠’와 리넨 소재의 ‘캠퍼스 숏팬츠’도 새롭게 출시했다. 여름 프리미엄 컬렉션으로 출시한 ‘건지 라인’에서도 여유로운 핏의 데님 반바지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강화했다. 

LF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헤지스의 반바지 품목 매출은 1년 전보다 15% 넘게 성장하는 추세다. 헤지스가 올해 새롭게 내놓은 플리츠 릴랙스 숏팬츠는 30·40대 판매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LF 관계자는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쾌적하면서도 단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반바지 스타일이 확산 중”이라면서 “반바지가 남성 워크웨어의 새로운 기본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원하고 편안한 출퇴근룩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통기성이 뛰어나고 가벼운 소재와 실용적인 디자인 등으로 올해 여름 출근룩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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