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30년 전 '오늘' 502명 하늘로…삼풍백화점 붕괴, 실체는
- 1995년 6월 29일, 20여초 만에 붕괴
수익 극대화 위한 무분별한 증축 원인
당시 위치엔 주상복합아파트 들어서

30년 전 1995년 6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지상 5층, 지하 4층, 옥상 부대시설로 이뤄진 1개 동이 완전히 붕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초였다. 무너진 건물에 1500여명이 깔리면서 502명이 사망하고 937명이 다쳤으며 6명이 실종됐다. 매몰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사람은 40명에 불과했다.
이는 6.25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최악의 사고로, 더욱 큰 문제는 각종 비리와 안전불감증이 얽힌 예고된 인재였던 점이다. 애초에 부실 공사였던 데다 사고 전 수많은 붕괴 전조 현상이 있었지만 끔찍한 인명 피해를 막지 못한 것이다.
삼풍백화점은 원래 아파트 상가로 설계된 건물을 백화점으로 무리하게 용도 변경하는 과정에서 그 원인이 시작됐다. 에어컨 냉각탑의 위치를 검토 없이 변경하거나 기둥을 필요 이상으로 얇게 시공하는 등 치명적인 부실 공사가 쌓여만 갔다.
특히 건물 옥상에 설치된 대형 냉각탑은 구조물이 감당할 수 있는 하중을 크게 초과했으며, 이는 붕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영업 확장과 수익 극대화를 위한 무분별한 증축과 내부 구조 변경이 반복되는 동안, 안전 점검은 형식적으로만 진행되거나 아예 무시되는 상황이었다.
백화점 붕괴 조짐은 뚜렷했다. 며칠 전 벽면에 균열이 생긴 데 이어 5층 식당가 바닥이 서서히 기울었고 천장 균열로 콘크리트 알갱이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조처도 없었다.
사고 당일 오전 백화점 4~5층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이에 설계·감리를 담당하는 업체가 안전진단을 실시했고 당장 영업을 중단하고 긴급 보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백화점 경영진은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고 보고 영업을 강행했다. 영업하면서 보수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결국 사고 당일 오후 5시57분쯤 5층 바닥 기둥 2개가 무너지더니 바닥과 천장이 동시에 무너져내렸고 아래층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백화점 A동은 단 20초 만에 지상 5층부터 지하 4층까지 완전히 붕괴했다.
대피할 틈이 없어 고객 1000여명과 직원 500여명 등 1500여명은 그대로 무너진 건물 아래 깔렸다. 건물과 그 주변은 순식간에 뿌연 먼지로 뒤덮였고 백화점 일대 도로와 인근 법원 청사까지 건물 파편이 날아가기도 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지 1년이 채 되지도 않은 때 발생해 더욱 큰 충격을 줬다. 압축성장에 따른 안전불감증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건물 안전평가가 실시됐고 긴급구조 체계 문제점이 드러나 119 중앙구조대가 서울과 부산, 광주에 설치됐다. 현재 삼풍백화점 터에는 2004년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비스타가 세워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으로 알려졌으며 지상 26~37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다시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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