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하나證, 외인 리테일 수요 겨냥…서비스 정비 본격화
- [외국인 통합계좌 1호, 시장 흔드나]②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규제 한계 극복…홍콩 엠퍼러증권과 맞손
K-증시 해외 개인투자자 유치 물꼬…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청신호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외국인 통합계좌 제도가 도입 8년 만에 첫 실질적인 활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하나증권이 이를 어떤 구조로 설계했는지, 상용화를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거래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다. 지난 2017년 제도 도입 당시에는 최종 투자자별 거래 내역을 결제일로부터 이틀(T+2) 안에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했고, 국내 법인이 없는 해외 증권사는 계좌 개설 자체가 불가능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남아 있었다. 이후 2023년 외국인 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되고 보고 의무도 월 1회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국내 법인 보유' 요건은 해소되지 않았다.
하나증권은 해당 규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규제 특례를 신청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으며 사업화를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하나증권은 지난 1년간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을 중심으로 해외 증권사 연계 테스트와 시스템 검증을 진행하고, 내부 실명확인 체계 구축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된 직후인 2023년 12월부터는 여권번호와 법인식별기호(LEI)를 기반으로 한 실명확인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시장 높은 이해도 가진 홍콩 엠퍼러증권과 협업…"글로벌 투자자 K-증시 진입 실질적 창구 돼야"
이러한 준비 과정은 단순한 시스템 구축을 넘어 실거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와 함께 진행됐다. 해외 증권사들이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한국 시장 접근성을 꾸준히 타진해온 가운데 하나증권은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의 복수 증권사들과 접촉하며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중에서도 홍콩의 엠퍼러증권이 적극적인 의사와 기술적 수용력을 바탕으로 협력 파트너로 낙점됐다. 양사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1년전인 2024년 4월 MOU를 체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준비를 이어왔다.
하나증권은 제도 준비 초창기부터 해외 증권사와의 협업 구조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때문에 단발성 계약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거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도 단순히 거래량이나 인지도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관심도와 시스템 연동 역량, 그리고 현지 고객의 투자 성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엠퍼러증권은 홍콩 지역에서 VIP 개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 증권사로, 그룹 차원에서 자산관리 및 신규 투자 채널 확보에 관심을 가져왔다. 모회사인 엠퍼러그룹은 부동산, 보석, 엔터테인먼트 등 다각화된 사업을 영위하는 복합기업으로서 계열사의 고객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 수요를 발굴해나가고 있다. 하나증권은 엠퍼러증권의 고객들이 한국 주식 시장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운영상의 연계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외국인 통합계좌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가 K-증시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 채널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엠퍼러는 기술적 수용력과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실명확인부터 고객 응대까지 실무적 연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패밀리오피스·MZ세대 등 겨냥…실거래 위한 마무리 작업 진행중
하나증권은 이번 사업에 K-콘텐츠에 친숙한 글로벌 MZ세대, 아시아권 패밀리오피스 등 새로운 투자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달리 투자 대상을 스스로 발굴하고,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특성을 가진 투자자들이다. 하나증권은 이들이 한국 주식을 ‘단순한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이 아닌 ‘주목받는 메인 투자처’로 인식시킬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하나증권은 제도 설계 초기부터 실거래를 전제로 한 기술·운영상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며 외국인 통합계좌의 실질적 출발점을 마련하게 됐다. 향후 제도가 본격 확산될 경우, 하나증권은 초기 사업자로서 축적한 운용 경험과 시스템 정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표준 형성과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하나증권이 풀어야 할 과제로는 ▲파트너사 다변화 ▲시세 이용료 부담 완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확립 ▲외화결제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 등이 있다. 하나증권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해외 증권사와의 실거래 연동 체계를 고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권사가 대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소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서비스 모델로 정착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최근 당국의 승인 절차를 수월하게 이행하며 외국인 통합계좌 실거래 개시를 위한 마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협력 대상 해외 증권사와의 계약은 막바지 단계로, 서류상 절차는 이미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다. 만약 감독 당국의 검토와 해외 파트너사의 내부 승인 절차가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실거래가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시행을 위한 절차가 현재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상태”라며 “빠르면 7월 중 통합계좌 기반의 첫 실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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