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롯데글로벌로지스 IPO철회에 FI 풋옵션 부담 커진 롯데지주
- 엑시트 목적 구주매출 부담
에이치PE 풋옵션 행사할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가운데, 모회사 롯데지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재무적 투자자(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와 구주매출 단가를 보장한 풋옵션 계약을 맺었는데, IPO 불발로 지주 등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일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회사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 및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2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IPO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희망공모가 범위(밴드)는 주당 1만1500∼1만3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 공모 규모는 1718억~2017억원이었다. 한때 몸값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눈높이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참여도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속에 물류업 전반의 침체로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다, 이미 모회사가 상장사라는 점에서 중복 상장 논란 등이 일었다. 특히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 물량 가운데 절반이 FI 구주매출이었다. 신주 모집의 경우 공모 자금이 회사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되는 반면 구주 매출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설립한 유한회사 엘엘에이치(LLH)가 보유주식 전량인 747만2161주(현재 지분율 21.87%)를 구주 매출할 예정이었다.
풋옵션 기한 ‘째각’…IPO 철회로 보전액 부담↑
LLH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약 2860억원을 투자하면서 롯데그룹과 풋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관련 의무를 주주인 롯데지주(46.04%)와 호텔롯데(10.87%)가 승계했다.
LLH는 투자 당시 주주간 계약을 통해 요구수익률(IRR)이 보장되는 내용의 풋옵션 조항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산출된 주당 행사가격은 5만720원인데, 공모가가 이보다 낮을 경우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차액을 현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예상 보전액은 2931억원으로 추정됐으나, 이번 IPO 철회로 에이치PE 회수 금액인 3789억원 전액으로 부담이 늘어났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풋옵션 행사기한을 다시 한 번 연기하기 위해 에이치PE와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2021년부터 풋옵션 행사 기한을 몇 차례 늦춰왔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LLH는 최초 투자 시점 때만 해도 2021년까지 IPO나 풋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금 회수가 전망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세와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며 두 차례 풋옵션 행사 기한을 미뤄줬다.
롯데지주는 풋옵션 행사에 대비해 연초 이후 단기자금시장을 찾아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꾸준히 자금을 조달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지주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억원으로 현금 보유고가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롯데지주 측은 보전액 부담을 이미 충당금 등의 형태로 선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2월 27일에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예비심사 승인 통보를 받았다. 상장 예비심사결과의 효력은 6개월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KB증권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속보] 새 교황에 미국 출신 프레보스트 추기경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팜이데일리
백종원 '갑질 폭로' PD 만나…"억울한 것 많아"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美소고기 무관세, 英자동차 10% 관세…미·영 무역협정 타결(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주기적 감사인 지정이 되레 투자자 혼란 가중…“명확한 지침 필요”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임상 성공에 티움바이오 뛰고 바이오솔루션 날았다[바이오맥짚기]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