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을 공개하기 직전, 소수의 투자자가 사전에 코인을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밈코인 '$MELANIA' 출시 전 소수의 트레이더가 코인을 선매수해 총 9960만 달러(1390억 원)의 차익을 얻었으며, 첫 거래를 한 암호화폐 지갑은 코인의 출시를 주도한 암호화폐 기업가가 과거 사용했던 계정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1월 19일 밤 사회관계망(SNS) 트루스소셜에 토큰 출시를 알리는 게시글을 올렸다. FT 추적 결과 게시물 업로드 직전 2분 30초간 24개의 디지털 지갑이 총 260만 달러어치의 토큰을 선매수했다. 이후 멜라니아의 게시글이 업로드되고 가격이 급등하자 이들 초기 매수자는 대부분의 물량을 12시간 이내에 처분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한 지갑은 멜라니아의 공식 발표 64초 전, 한 번에 68만 1000달러어치의 코인을 매수했으며 이후 24시간 내 대부분의 물량을 처리해 39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토큰 출시 이후에도 42초 만에 또 다른 22개 지갑이 90만 달러어치를 매수하며 초기 매수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프로젝트는 멜라니아가 과거 다양한 사업에 사용해온 델라웨어 등록 기업 MKT World LLC가 마케팅하고 있지만, 실질 발행 주체와 수익 배분 구조 등은 명시돼 있지 않다.

코인 공개 전 선매수에 참여한 첫 지갑이 다름 아닌 이번 코인 출시를 주도한 헤이든 데이비스가 과거 사용했던 계정에서 자금을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암호화 전략 플랫폼 버블맵스와 FT에 따르면, 데이비스의 계정에서 자금을 받은 지갑은 코인 출시 141초 전 4만 달러어치를 구매했으며 보유분의 86%를 두 시간 이내 팔아 250만 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데이비스는 유튜브 채널 '커피질라'와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팀은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유동성을 빼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데이비스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지지로 급상승한 뒤 폭락하며 정치적 스캔들로 번진 리브라($LIBRA) 토큰 출시에 관여하기도 했다.

한편 멜라니아 코인보다 이틀 앞서 출시된 트럼프 코인의 경우, 출시 전 매수자는 없었다. 다만 보유자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소식 등이 알려지며 가격이 급등, 코인 출시를 주도한 기관들은 최소 3억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FT는 덧붙였다.

미국 증권 규제상 밈코인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아, 사전 정보 이용이나 공시 의무 등 기존의 투자자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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