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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자처럼 투자할 수 있어야죠”[이코노 인터뷰]
- 김영빈 파운트 대표 인터뷰
파병 중 목격한 ‘가난’…문제 해결책은 ‘기술’
투자 수익률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
3년안에 흑자전환…베트남 등 해외진출 목표

아프가니스탄에서 찾은 인생의 미션
로스쿨을 졸업한 김 대표는 법조인이 아닌 창업가의 길을 택했다. 학교 졸업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컨설턴트로 일하며 대기업의 전략을 연구했고, 이후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1억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한 회사가 바로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로보어드바이저)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파운트’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돈도 없고, 업계 후발주자였지만 ‘가난을 해결하자’는 신념 하에 버틸 수 있었다”며 “무식해서 용감했고, 신념이 없었으면 포기했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가 회사를 일궈온 신념을 가지게 된 계기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중 마주한 건 ‘절대적 가난’이었다. 당시 확립한 ‘가난을 해결하자, 그것도 구체적으로’라는 인생의 미션은 곧 파운트의 창업 철학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현지 아이들이 식수 한 모금을 구걸하고, 한쪽 팔이 없거나 눈을 잃은 이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는 모습이 일상이었다”며 “그때 처음으로 ‘가난이란 이렇게 처참할 수 있구나’를 실감했고,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기술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다면
김 대표가 창업을 했던 10여년 전만 해도 ‘로보어드바이저’는 낯선 개념이었고, AI 기술에 대한 신뢰도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그러나 그는 굳은 신념 하나로 10년을 버텼다. 이에 파운트를 누적 투자 유치액 700억원, 하나은행·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과 협업까지 이뤄낸 업계 대표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는 부자들의 전유물”이라며 “그러다보니 부자는 부유해지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자본시장에서 혜택 받지 못해 빈곤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람들의 노후자산을 안전하게 운영해 편안한 노후를 만들어 주고, AI 기술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AI 자산관리사를 손 안에 쥐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 대표는 가난 해결의 실마리를 ‘기술’에서 찾았다. 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기술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파운트의 직원 수는 60여명인데,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만 직원 절반 이상일 정도다.
김 대표는 “파운트는 누적 700억원 투자금 중 80%를 기술 개발에 썼고, 10년간 이 분야 하나에서만 수백억원을 쏟는 것은 대기업도 힘들다”면서 “꾸준한 도전, 실패, 혁신 이 세 가지는 작은 기업에 어울리는 키워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확천금’ 약속 못 해도…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파운트 강조하는 건 투자 ‘수익률’보다 ‘지속가능성’이다. 김 대표는 “파운트가 하는 것은 AI를 통해 일확천금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객들이 자본시장에 머물러서 안정적인 성과를 장기간에 걸쳐 만들어 내면 노후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20~50대는 충분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성장하는 여러 기업에 분산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개인이 하기 어렵기에, 도와주는 기술들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운트는 지속해서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 포트폴리오 구성 단계를 넘어, 고객의 투자 심리를 분석하고 불안 요소를 해소하는 ‘금융 AI 비서’ 개발에 나섰다. 현재는 고객별 맞춤형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질의응답 대응, 최종적으로는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까지 제안하는 시스템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까지는 포트폴리오 운영에 많은 기술을 쏟았고. 현재 더 많은 역량을 쏟는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라며 “5년안에 고객이 먼저 묻지 않아도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우수한 ‘금융 AI 비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기술에 대한 과신을 경계한다. 김 대표는 “AI가 어떤 주식을 살지 알려줄 수 있다고 믿는 건 착각”이라며 “대신 위험을 예측하고 분산해주는 데는 AI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3년안에 흑자 전환 목표…해외진출도 노린다
김 대표가 10여년간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고객 초청 행사다. 2018년 시장이 급락하던 시기, 그는 매 맞을 각오로 고객들을 직접 초대했다. 당시 손실을 본 고객들이 많았지만, 이 고객들이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설명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솔직히 욕먹을 각오로 행사장에 나갔지만, 참석한 분들이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더라”면서 “우리나라에도 성숙한 투자자들이 많다고 느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된 계기였다”고 떠올렸다.
파운트는 3년 안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룬 뒤,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술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국가에서 또 새로운 전쟁을 하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파운트의 서비스에 ‘바른 투자’라는 수식어가 붙기를 바란다. 그는 “정석을 지키는 투자는 당장 눈에 띄지 않고 회사의 성장도 더딜 수 있지만, 현혹적인 마케팅보다는 기술력에 기반한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파운트가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건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라며 “예금에만 돈을 묻어두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에 머무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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